#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에 올라온 가지밥 재료를 사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제철을 맞아 저렴해야 할 가지 가격이 배로 뛴 것이다. 레시피대로 가지밥 4인분을 만들기 위해 가지 4개(800g·5000원)와 부추 1단(4000원), 대파 1단(3670원)을 사니 어느새 1만 원을 훌쩍 넘겼다. 한 달 전만 해도 가지 4개(800g·2900원), 부추 1단(1000원), 대파 1단(2590원)을 사도 6490원에 불과했으나 이젠 그 두 배가량의 비용이 든 셈이다.
#직장인 B 씨는 얼마 전 SBS '맛남의 광장' 남해 편에 나온 '태국식 시금치 덮밥'에 도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대신 현지 요리를 만들어 대리만족을 느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기분내기용 치고는 재료비가 만만치 않았다. 시금치 1단(약 300g·4670원)에 돼지고기 반 근(300g·8550원), 집에 없는 굴소스(255g, 2700원)까지 사니 덮밥 한 접시에 1만5000원이 넘었다. 한 달 전만 해도 시금치 1단(약 300g·2770원), 돼지고기 반 근(300g·7910원), 굴소스(255g·2690원)를 사면 1만3000원 수준이었으나 2000원 이상의 비용이 더 들었다.
장마 이후로 채소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가지 평균 판매가는 100g당 626원으로 한 달 전 339원과 비교하면 84% 올랐다.
다른 채소 역시 줄줄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 애호박은 1개에 3577원으로 한 달 전(1326원)보다 3배 가까이 올랐다. 배추 역시 가격 상승 폭이 가파르다. 현재 전국 시장과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배추 1포기의 평균 가격은 6689원이다. 지난달(5092원)보다 약 31% 오른 것이다.
상추·시금치 등 잎채소의 가격 상승폭도 크다. 적상추의 이번 주 전국 평균 판매가는 2131원으로 지난달(1468원)보다 약 45% 올랐다. 최근 상추 가격은 폭등하면서 오히려 상추가 돼지고기 가격만큼 비싸졌다며 '금상추'로 불리기도 한다. 시금치는 1단에 4671원으로, 한 달 전(3099원)과 비교해 가격이 약 33% 뛰었다. 대파 역시 1단에 3672원으로 지난달 가격(2524원)보다 약 31% 상승했다. 깻잎 평균 판매가는 100g당 1603원으로 지난달(1216원)보다 약 24% 올랐다.
◇과일 가격 아직 큰 변화 없지만…추석 밥상머리 물가 걱정
과일의 경우 아직 출하 시기가 되지 않아 현재까지는 가격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역대 최장 장마로 피해를 본 과일 농가가 많아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경기도 내 배 재배 면적의 60%가량이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봤다.
농가 사이에 퍼지고 있는 과수화상병도 문제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나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나타나는 검역 병해충으로,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에 감염증상을 일으켜 마치 불에 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말라죽게 된다. 다행히 농촌진흥청은 19일 과수화상병 단계를 '위험'에서 '주의'단계로 완화한 상태다.
높아진 채소 가격에 오늘 저녁 반찬이 걱정이라면 양송이버섯이나 콩나물을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또한 애호박전 대신 버섯볶음을, 시금치무침보다는 콩나물무침을 추천한다.
양송이버섯은 100g당 평균 가격이 1994원으로 한 달 전 가격(2224원)에 비해 약 11% 가격이 내렸다. '국산아작아작콩나물'의 평균 판매가는 1594원으로 한 달 전 1511원과 크게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