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1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행되는 후순위채 만기는 5년 6개월이며, 발행 금리는 7.70%이다. 최소 투자금액은 1000만원이며, 100만원 단위로 투자금액을 결정할 수 있다.
후순위채는 기업이 파산시 채권 행사 순서가 가장 늦은 채권으로서 BIS 비율 산정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은행권이 자본 확충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BIS 비율이 0.5%p 정도 상승될 것으로 국민은행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 9월 지주사 전환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4조원이 넘는 자본을 투입하면서 2분기 12.45%였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3분기에 9.76%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BIS 비율은 은행이 대출 등 위험 자산에 대해 자기자본을 얼마나 쌓아놓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로서 국민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얘기다.
당초 국민은행은 자사주 매각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모두 4조2000억원(20.7%)으로 이 중 일부만 매각해도 BIS 비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금융주들이 동반 폭락하면서 국민은행 주가도 40% 가까이 빠진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사주를 매각한다면 주당 2만원 정도의 손실을 감내해야만 한다.
따라서 BIS비율 급락으로 자본확충이 시급한 국민은행으로서는 후순위채 발행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자사주 매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BIS 비율이 급락한 다른 은행들도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후순위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