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세컨드 카 고르기 10계명

입력 2020-09-21 16:00 수정 2021-08-0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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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와 유지비 등 고려해야…범용보다 전용차 고르는 게 제격

밥도 못 먹고 학교 오는데, 자가용 등교가 웬 말이냐.

서울올림픽을 목전에 둔 1988년 봄. 서울 신촌 Y 대학교 캠퍼스에는 벚꽃이 만발했다.

흩날리는 벚꽃 사이사이에는 갖가지 동문회 개최와 동아리 회원 모집, 외국어 특강을 알리는 현수막이 휘날렸다.

반듯하게 정돈된 현수막들 한쪽에는 분노에 찬 필체의 거친 현수막도 눈길을 끌었다. 당시, 이제 막 ‘마이카 붐’이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젊은 대학생의 자가용 등교가 하나의 문화로 성장하던 때였다.

"자가용 등교가 웬 말이냐"라는 외침처럼 사회 양극화는 당시에도 논란이었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이미 2009년 1가구당 평균 1대를 넘어섰다. 이제 인구 2.1명당 1대꼴로 자동차가 보급됐다. 자연스레 '세컨드 카' 문화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모델이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이미 2009년 1가구당 평균 1대를 넘어섰다. 이제 인구 2.1명당 1대꼴로 자동차가 보급됐다. 자연스레 '세컨드 카' 문화가 도래하면서 다양한 모델이 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전국 2080만 가구…자동차 등록 대수는 2402만 대

◇1가구 1차량 시대 지나 인구 2명당 한 대꼴=그렇게 30여 년이 흘렀다. 세상은 변했고, 더는 대학생의 자가용 등교가 어색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반복하면 20대 초반의 젊은이도 꿈(?)에 그리던 중고차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동차 시장이 성장했고, 문화도 발달했다.

밥을 못 먹고 등교하는 대학생은 많이 줄었지만 “밥을 굶어서라도 내가 타고 싶은 중고차를 사겠다”라는 젊은 자동차 마니아는 오히려 늘었다.

자동차도 그만큼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는 약 2080만에 달한다. 자동차 등록 대수(2020년 6월)는 2402만 대(이륜차 제외)를 넘었다. 1~2인 가구가 급증했으나 자동차 증가세가 더 빨랐다. 어느새 세컨드 카(보조 차) 시대가 성큼 도래했다는 뜻이다.

인구로 따져보면 자동차는 2.1명당 1대꼴이다. 미국(1.2명)과 독일(1.6명)ㆍ일본(1.7명)보다는 적지만 성장세는 이들보다 확연하게 빠르다.

▲세컨드 카를 고를 때에는 범용보다는 특정 목적에 치중한, 예컨대 전용에 가까운 모델을 고르는 게 좋다. 나아가 연비를 포함한 유지비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제공=현대차)
▲세컨드 카를 고를 때에는 범용보다는 특정 목적에 치중한, 예컨대 전용에 가까운 모델을 고르는 게 좋다. 나아가 연비를 포함한 유지비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제공=현대차)

차종 다양화로 세컨드 카 문화 자리 잡아

◇세컨드 카 고르기 10계명…"세상 달라졌다"=현대차는 지난 4월 7세대 아반떼를 선보이며 '세상 달라졌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우리 집 세컨드 카'를 앞세워 다양한 마케팅도 추진 중이다.

1가구 2대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우리 자동차 문화에도 이른바 '세컨드 카' 문화가 자리 잡은 셈이다.

두 번째 차를 고를 때 살펴봐야 할 부분도 여럿이다. 예컨대 가정에서는 두 번째 차를 고를 때는 먼저 "누가 탈 것인가"를 따져야 한다. 누가 운전하느냐에 따라 차종과 차급이 나뉘기 때문이다.

둘째, 용도가 중요하다. 자녀들의 등하교와 마트 장보기 등 근거리 운전이 중심이라면 크고 화려한 차보다 작고 실용적인 차가 제격이다.

셋째, 범용보다 전용차를 고르는 게 좋다. 다재다능한, 그래서 여러 용도에 쓰이는 메인과 달리 세컨드 카는 특정 목적에 부합하는 차를 고르는 게 좋다. 성능과 연비, 공간 등 원하는 분야에 특화된 차가 제격인 셈이다.

넷째, 유지비도 따져야 한다. 당장에 수입이 2배로 늘어난 게 아니라면 세컨드 카는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퍼스트 카(주로 사용하는 차)보다 유지비가 덜 드는 차를 사는 게 이득이다.

다섯째, 같은 종류와 차는 피한다. 메인 자동차로 세단을 보유 중이라면 SUV와 미니밴, 경차 등 차별화된 모델을 골라야 활용도가 올라간다. 거꾸로 지금 미니밴을 보유 중이라면 장거리 운전이 편한 세단이 제격이다.

▲세컨드 카 시장이 확산하면서 자동차 메이커도 이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출시 때부터 "우리집 세컨드 카"를 강조한 현대차 7세대 아반떼.   (사진제공=현대차)
▲세컨드 카 시장이 확산하면서 자동차 메이커도 이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출시 때부터 "우리집 세컨드 카"를 강조한 현대차 7세대 아반떼. (사진제공=현대차)


[세컨드카 고르기 십계명]

1. 누가 탈 건지 먼저 결정하세요.
2. 용도를 따져보는 게 좋아요.
3. 범용보다 전용에 가까운 차가 좋지요.
4. 주행거리, 특히 유지비를 생각하세요.
5. 같은 종류의 차를 또 사려고요?
6. 주객전도는 안 됩니다.
7. 개성을 마음껏 뽐내볼까요.
8. 중고차도 나쁘지 않아요.
9. 포기할 것은 과감히 포기해요.
10. 친환경차에 도전하는 건 어떤가요.

용도에 맞춰 범용보다 전용에 가까운 모델이 좋아

◇팔방미인보다 뛰어난 개인기 따져야=여섯째, 주객전도를 막아야 한다.

세컨드 카는 이름 그대로 메인 자동차가 해내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차여야 한다. 세컨드 카에 과도한 치장이나 투자는 금물, 있는 그대로 성능과 기능을 십분 활용하는 게 좋다.

일곱 번 째, 더 과감한 선택도 권장할 만하다. 색상도 대표적이다. 메인 자동차를 고를 때 겉으로 튀지 않는 검정과 회색 등을 골랐다면 세컨드카는 과감한 노랑과 빨강도 어울린다. 자칫 품위를 지켜야 할 자리에 나간다면 검정색 퍼스트 카로 옮겨타면 그만이다.

여덟 번 째 메인 카를 보조하는 만큼, 중고차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출고 1년 또는 3년 된 중고차를 권장할 만하다. 상품성 대비 가격 효율성이 높은 연식들이다. 세컨드 카를 고를 때에는 단종 여부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 이름 그대로 세컨드 카다.

아홉 번 째, 전문가들은 세컨드 카를 고를 때 포기할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할 것을 주문한다. 가정의 메인 자동차가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세컨드 카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장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세컨드 카를 고를 때 '친환경차'를 골라보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친환경 차로 이동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차가 우리 주변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성을 물론 경제성까지 지니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내연기관보다 짧아 선택의 걸림돌이다.

그러나 세컨드 카로 이들을 고를 때에는 걱정할 이유가 없다. 장거리 운전에 나서야 한다면 당신 곁에는 있는, 이미 넉넉한 주행거리와 주유 걱정이 없는 메인 자동차로 옮겨탈 수 있으니까.

▲세컨드 카를 고를 때에는 독특한 색상과 디자인, 나아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제공=현대차)
▲세컨드 카를 고를 때에는 독특한 색상과 디자인, 나아가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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