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K 디스커버리' 도입으로 무차별 특허소송 일어날까

입력 2020-10-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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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특허권 보호와 특허침해 분쟁 장기화 차단 위해 '한국형 증거수집제도' 도입 추진
업계 "특허 선진국 기업 소송 남발 우려"
정부 "미국식 디스커버리 아닌 독일식 전문가 사실조사제도…일정 요건 갖춰야 조사 가능해 남소 우려 낮아"

▲특허청이 입주해 있는 정부대전청사 전경 (연합뉴스)
▲특허청이 입주해 있는 정부대전청사 전경 (연합뉴스)

'K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엇갈린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제도 도입을 통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경제적으로 특허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업계는 특허 선진국 기업이 특허권자에 유리한 디스커버리 제도를 악용해 한국 기업을 상대로 무더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의 주장처럼 K 디스커버리 제도가 한국 실정에 맞지 않고 아직은 제도 도입이 시기상조일까?

특허청은 특허권 보호와 특허침해 분쟁 장기화를 막기 위한 '한국형 증거수집제도' 이른바 'K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디스커버리는 미국 특허 분쟁 제도다. 소송 당사자가 소송 자료를 수집·보전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증거를 요청할 수 있다. 당사자 간 증거를 주고받다 보면 침해 여부가 명확해져 소송 이전 합의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소송 장기화로 인한 시간·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는 이 제도가 소송 남발로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 우위를 앞세운 외국 기업이 특허권이 약한 한국 기업에 특허 소송을 남발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소부장 수준을 봤을 때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 장비 시장 1~3위인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트리얼즈(5600여건)와 램리서치(2000여 건), 일본 도쿄 일렉트론(8700여 건)이 보유한 국내 특허 출원은 1만6300여 건으로 한국의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 6곳의 특허를 모두 더 한 5400여 건의 3배에 달한다.

이에 대해 특허청은 K 디스커버리가 미국식 디스커버리가 아닌 독일식 전문가 사실조사제도라며 압수수색과 다르고 조사과정에서 피조사자의 영업비밀 보호 방안도 마련돼 있다고 설명한다. 전문가 사실조사는 당사자의 동의를 전제로 한 민사구제로서 법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 중립적인 전문가가 조사한다는 것이다.

특히 출원량이 많은 외국기업이라도 △침해 가능성 △조사 필요성 △상대방의 부담 정도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만 전문가 사실조사가 가능해 실제 소송 남발 우려는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반도체산업협회 등을 중심으로 재계, 업종별 단체, 법조계, 소부장 기업 등과 폭넓은 소통을 통해 문제점을 최대한 보완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 실정에 맞는 제도를 설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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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 300
  • 일본인 아님
    결국 K 디스커버리는 요약하면,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것이다. 즉, 생산/개발 현장을 중립전문가가 샅샅히 뒤지고, 혹 국내업체가 회피설계하지 못하여 제조방법 및 구성 등에서 부지중에 침해가 발생했다면 외국기업의 먹잇감이 되는 것은 특허청도 부인 못할 것이다.또한, 침해 입증에 필요한 자료목록을 요구하여 그 목록에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며, 만약 한국기업이 이 자료를 훼손하여 제출하지 않으면 일본기업(특허권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지요
    2020-11-11 17:16
  • 일본인 아님
    우리나라의 제조업이나 중소 중견기업의 기술력이 일본이나 선진사 보다 뛰어나지 못한 분야가 얼마나 많으며, 전문적인 특허인력이 없는 회사가 얼마나 많은데,어떻게 이 모든 회사들을 특허청이 지원하여 회피설계를 다 한다는 말인가요..불가능합니다(실제로 지금도 특허지원제도가 많이 있습니다)특허청은 대한민국공무원인데, 이럴때는 정말 일본 공무원같네요반대하는 업체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이렇게 까지 언론에 호도해 가면서 까지 추진하려고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요?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모르겠습니다.
    2020-11-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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