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집밥' 수요 증가에 K푸드, 생산시설 확대 나선다

입력 2020-10-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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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식품기업들이 이례적으로 생산시설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식품기업들의 투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고 집밥 수요가 함께 성장하면서 식품기업 대부분이 일찌감치 올해 매출 목표치를 조기 달성했다. 라면과 냉동식품 등 HMR(가정간편식) 제품은 내수와 수출이 동반 성장하며 ‘식품기업=내수용’이라는 고정관념도 벗어났다. 코로나로 인한 전세계의 집밥 열풍이 식품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낸 셈이다.

▲19일 삼양식품 밀양 신공장 착공식에서 김정수 총괄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양식품)
▲19일 삼양식품 밀양 신공장 착공식에서 김정수 총괄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양식품)
삼양식품은 19일 밀양 신공장의 첫 삽을 떴다. 삼양식품은 밀양 신공장을 수출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밀양공장은 당초 1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투자 규모를 700억원 확대한 2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2022년 초 준공을 목표로 연면적 6만 9801㎡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조성된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6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어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18억개로 늘어난다.

밀양 신공장은 국내 일자리 창출과 해외 수출 확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로 볼 수 있다. 김정수 총괄사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지만 우리는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밀양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식품 수출 1위 기업으로서 전 세계에 한국 식품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1세대 수제맥주기업 카브루도 지난달 6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생산시설 확대를 위한 신규 브루어리 착공에 들어간다.

카브루는 이번 투자유치의 성공 배경을 최근 종량세 도입 및 주류 규제 완화, ‘홈술’ 트렌드의 확산으로 소매채널을 통한 수제맥주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점을 꼽았다. 카브루의 새로운 브루어리는 캔 전문 자동화 공장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신규 브루어리 위치를 물색 중이며, 완공 시 카브루의 연간 캔맥주 생산량은 3800만캔으로 늘어난다. 이는 수제맥주 업계 최대 규모다.

▲전북 무주농공단지에 위치한 풀무원다논 요거트공장 전경 (풀무원다논)
▲전북 무주농공단지에 위치한 풀무원다논 요거트공장 전경 (풀무원다논)
풀무원다논은 지난달 전북 무주공장을 증축했다. 총 239억원을 투입해 3개의 신규 요거트 생산라인을 증설, 연간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했다. 앞서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풀무원의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 건면’ 생산시설을 2배 증설한 바 있다.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공장을 새롭게 짓는 사례도 있다.

오리온은 지난달 9일 러시아 트베리 크립쪼바에 위치한 신공장 부지에서 현지 지자체와 투자 협정식을 가졌다. 오리온은 신공장에 3년간 51억 2700만 루블(약 8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7월 착공한 이 공장에서는 초코파이, 비스킷류 6개 라인과 스낵 2개 라인과 기존 트베리 공장의 라인이 이전 설치된다. 신공장은 기존 트베리 공장 대비 4배 이상 큰 규모로, 생산량을 100억 루블(한화 약 1500억원)까지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식품업계 맏형인 CJ제일제당의 진천 블로썸캠퍼스도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18년부터 이미 진천에서 ‘햇반’을 생산해온 CJ제일제당은 올해까지 5400억 원을 투자해 햇반(컵반), 냉동 편의식품, 육가공, 가정간편식(HMR) 등을 생산해 국내 및 글로벌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의 진천 블로썸캠퍼스는 이재현 회장의 ‘World Best CJ’의 초석으로 불릴 만큼 CJ그룹 내에서 공을 들여온 사업이다. 가공식품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연간 12만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동서식품은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공장으로 생산 효율을 높였다. 동서식품은 5월 커피 제조공장인 인천 부평, 경남 창원 공장에 418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생산하는 제품 종류가 늘어나자 제품별로 사용하는 원두의 종류와 그에 따른 블렌딩, 로스팅 방법이 각각 달라 제조공정 개선 및 효율화에 대한 필요성이 컸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기존에 원두 로스팅-추출-농축-동결-건조 등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공정 단계를 통합해 자동 제어 및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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