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7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증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50.19포인트(2.29%) 떨어진 2만7685.38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64.42포인트(1.86%) 하락한 3400.9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9.34포인트(1.64%) 내린 1만1358.94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다우지수는 이날 거래가 시작된 뒤에 400달러 정도 내리더니 오후 시간 대에 걸쳐서 하락 폭을 넓혔다. 다우지수의 종가는 결국 지난 9월 초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경제 활동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현재 미국에서는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의 확산이 계속되면서 세 번째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분석하는 ‘COVID 트래킹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 내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23일과 24일 이틀 연속으로 8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이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난 일요일 기준 7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전주 대비 20% 이상 급증, 사상 최대치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통해 이에 대응할 수 있다고 했지만, 확산 자체를 누그러뜨리긴 어렵다는 듯한 발언을 해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유럽 역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유럽 내 ‘방역 모범국’이라고 불리던 독일 역시 식당과 술집 영업 제한 등의 봉쇄 조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감염 확산이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의 추가 부양책 협상은 현재까지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 주말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메도스 비서실장이 언론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부양책 협상의 책임을 서로 상대에게로 돌리며 공방을 벌이면서, 미국 대선 이전에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한 발짝 더 멀어졌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부양책 협상을 진행한 뒤에는 “대선 전 타결에 대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드류 하밀 펠로시 의장 대변인은 트윗을 통해 이처럼 밝히면서도 “합의는 백악관과 공화당이 코로나19 검사 전략 등 민주당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여전한 불안 요소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추진하는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국 방산업체 3곳에 대해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3개 방산업체가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기대 이하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보다 3.5% 감소한 연율 95만9000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0% 증가)를 밑도는 것은 물론, 5개월 만의 감소를 기록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9월 전미 활동지수가 0.27을 기록해 전월(1.11) 대비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댈러스 연은이 내놓은 10월 기업활동지수는 19.8로, 전달(13.6) 대비 상승했다.
이날은 전 업종이 하락했다. 에너지가 3.47% 내렸고, 산업주도 2.5% 미끄러졌다. 기술주는 2.17%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 대비 17.82% 급등한 32.46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