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선거 예측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40분 기준 미국 내 사전투표 수는 9870만8297표다. 이는 4년 전 대선에 비해 65% 증가한 수치로, 이미 지난 대선 전체 투표자의 70%가 투표를 마친 셈이다. 이 중 우편투표는 6298만7467표에 달한다.
특히 이번 사전투표에는 민주당 유권자들의 참여가 공화당에 비해 훨씬 많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정당의 당파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공화당 측은 일부 사전투표 지역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며 시동을 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텍사스 연방법원이 휴스턴 해리스카운티에서 진행된 드라이브 스루 투표(도로변에서 차로 이동하며 하는 투표) 방식에 대해 문제를 삼았던 공화당 측 소송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해리스카운티는 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드라이브 스루 투표를 실시했고, 12만7000표가 여기서 행사됐다. 공화당은 각 주 입법부가 선거 방식을 결정해야 함에도 휴스턴은 다른 텍사스주 도시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무효 소송을 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 측이 해당 사건으로 입은 피해를 제시하지 못 했을뿐더러 관련 투표 방법에 이의를 제기할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텍사스는 1976년 지미 카터 후보가 승리한 이후 민주당이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공화당 텃밭이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선거 통계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주요 여론조사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불과 1.2%포인트로 앞서고 있다. 공화당이 사전투표를 견제하는 이유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공화당 측의 무효화 시도가 있었지만 이 역시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우편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는 집계까지 상당 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격전지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가 대표적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일 이후 사전투표를 집계하기로 했는데, 선거 당일의 소인이 찍힌 우편이 선거 후 3일 이내에 도착할 경우까지 인정해 줄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방식을 두고 “끔찍한 일”이라고 말하며 관련 소송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주 법무장관은 “모든 표가 집계돼야 선거는 끝난다”며 개표 방식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변호인 측이 문제를 제기한다면, 우린 법정에서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결과 불복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경합주로 분류된 미시간주의 다나 네셀 법무장관 역시 “선거는 모든 표가 집계돼야 끝난다. 여론조사가 끝날 때가 아니다”며 “승자는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가 결정한다”고 경고했다.
한편에선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를 두고 소송전을 치렀던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간 대결을 상기하고 있다. 당시 고어 후보는 537표 차로 해당 주에서 패배한 후 재검표를 요청했다. 이후 플로리다주 법원은 이를 승인했지만 대법원이 12월 12일 최종 기각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결정됐다. 투표가 끝난 지 37일 만의 일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부시 대 고어라는 법정 호러쇼를 기억하는가. 그 속편이 지금 쓰여지고 있고, 결과는 더 나쁠 수도 있다”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대법원이 양 후보로부터 멀리 떨어져 공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