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으로 36년, 부통령으로 8년을 보낸 바이든은 이제 광범위하게 새로운 관리들과 정책 전문가들을 고용해 자신만의 연방정부를 이끌 기회를 갖게 됐다. 바이든은 자신의 정부에서 약 4000명의 자리를 채워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각료 인선은 이르면 오는 추수감사절(11월 26일) 즈음에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망했다.
외교·안보 전문 컨설팅 업체 PTB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폴 골드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국무부와 국방부, 재무, 법무부 등 핵심 각료를 중심으로 인선을 진행할 것”이라며 “추수감사절 즈음에 차기 행정부 핵심 멤버를 공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정권에서 요직을 맡았던 베테랑들을 대거 기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나아가 정치 분열을 막고 초당파적인 협력을 추구하기 위해 바이든이 민주당 내 좌파와 공화당 인사들을 등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관 구성원 실제 미국과 같아야” 여성·소수인종 참여 두드러질 듯=현재 바이든 정부에 입각할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성과 소수인종 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6월 USA투데이에 기고한 칼럼에서 “교실에서 법원, 내각에 이르기까지 리더십과 기관 구성원들은 실제 미국의 모습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무장관 1순위로 거론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백인 여성이다. 국무장관 물망에 오른 수전 라이스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흑인 여성이다. 오바마 정권에서 국방부 정책차관을 지낸 미셸 플러노이는 여성 국방장관으로 유력하다.
플러노이 외에도 국방장관 후보로 오바마 정부 시절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낸 흑인 제흐 존슨과 두 다리를 잃은 여성 참전용사이면서 태국계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기를 들었던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은 신임 법무장관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미국 최초 여성·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와 함께 주요 직책을 여성과 소수인종이 채우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 후보 경선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입각이 유력하다. 동성애자이면서 참전용사이기도 한 부티지지는 차기 유엔 대사나 보훈처 장관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발 경제 충격 회복·대중국 관계 설정” 난제 직면 경제·외교 수장은?=바이든 행정부 각료 인사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이 경제와 외교 분야다. 새로운 경제 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허덕이는 미국 경제를 회복시켜야 한다. 외교 부문은 대중국 관계 설정과 동맹국과의 연대 회복 등 난제가 산적했다.
블룸버그는 경제정책 사령탑인 재무장관 후보로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외에도 오바마 정권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이사를 지낸 제프 제인츠, 실비아 매튜스 버웰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새러 블룸 러스킨 전 연준 이사를 꼽았다. 이들 모두 풍부한 실무경험이 강점이다.
민주당 경선 당시 바이든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재무장관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노동부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은 상원에서 의원직을 최대한 유지시키는 것이 시급해 두 사람을 입각시키긴 어렵다는 평가다.
외교 수장으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심복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지낸 라이스와 바이든의 오랜 측근이자 친구인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국무부 부장관 이력의 토니 블링컨이 물망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