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규직 대졸 초임이 경제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발표한 '주요국의 대졸 초임 비교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우리나라 정규직 대졸 초임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 3개국과 비교할 때 비교 대상국 중에서 유일하게 1인 당 국내총생산(GDP)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인 당 GDP 대비 대졸 초임은 일본 72.3%, 영국 92.2%, 미국 94.5% 등으로 선진 3개국 모두 대졸 초임이 1인 당 GDP보다 낮았으나, 우리나라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1인 당 GDP의 127.9%에 달했다.
2007년 우리나라의 경제수준(1인 당 GDP)은 선진 3개국 평균의 절반 이하(47.6%)에 그쳤으나, 대졸 초임은 69.5%에 달해 경제수준에 비해 대졸 초임이 21.9%포인트나 높게 책정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 경제수준에 대비한 정규직 대졸 초임은 미국 대비 15.5%포인트, 영국 대비 16.9%포인트, 일본 대비 44.9%포인트 높은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이후 2007년까지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실질 대졸 초임 상승률(자국통화 기준)은 25.9%로 일본(1.7%)의 15.2배에 달했다.
또한 금융보험업 및 대기업의 대졸 초임(달러 기준)은 일본에 비해 각각 50%, 18%씩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비 우리나라의 규모별·산업별 정규직 대졸초임 수준>
이에 따라 경총은 우리나라의 과도한 정규직 대졸초임이 대졸자의 '의중임금(기대임금)'을 상승시켜 노동시장 왜곡을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또 금융·보험업이 높은 대졸초임을 지급함에 따라 일반 대기업도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대졸초임을 높일 수 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대졸초임 상승을 야기시켰다고 경총측은 지적했다.
경총 관계자는 "대졸자의 과도한 '의중임금' 상승은 노동시장의 인력수급 불균형 및 대졸자의 취업 포기 현상 등 노동시장의 왜곡과 국가 경쟁력 저하를 야기한다"면서 "대졸 초임이 지나치게 높은 금융보험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졸 초임을 동결 또는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졸자의 임금을 직무나 생산성과 부합하도록 조정하기 위해 직무·성과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노동유연성 제고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분화된 노동시장을 통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