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공급이 용인을 망쳤다

입력 2008-11-25 11:15 수정 2008-11-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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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에 집값 하락..서용인이 특히 심해

지난 2006년 '버블세븐'이란 명성을 얻으며 일약 인기주거지역으로 뛰어오른 경기도 용인시가 최근 극심한 침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용인지역의 종부세 부과 대상인 7억5000만원 이상 고가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 2006년1월 8억8696만원이었으나 2008년11월 현재 8억6374만원으로 2년 새 2323만원이 하락해 ‘버블세븐’이라는 명성을 무색케 했다.

이같은 침체는 공급과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죽전, 동백, 신봉, 성복, 구성 등 용인시의 아파트 지구 대부분은 발전 가능성을 내세우며 분양에 돌입했던 때와는 달리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과 미분양으로 깊은 시름에 빠져 있었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가 밀집된 성복지구와 신봉지구가 집값 하락 폭이 컸으며 난개발 아파트가 많은 보정동(구 구성읍)도 하락세가 심각했다.

신봉동은 3.3㎡ 평균 매매가격은 2007년11월 1443만원에서 2008년11월 1246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69% 하락했고 이어 성복동은 1년 전 1410만원에서 1220만원으로 13.45% 하락했다. 또 보정동은 1443만원에서 1249만원으로 13.43% 하락세를 보였다.

◆신봉, 성복 등 서용인 지역 끝없는 하락세

경부고속도로를 경계로 서부 수지구에 위치한 성복, 신봉, 상현동도 약세다. 당초 북쪽 판교 신도시와 남쪽 광교 신도시의 후광효과가 기대되면서 2005년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판교 신도시 분양이 끝난 후 오른 폭이 컸던 만큼 내리는 폭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신봉동 LG빌리지5차B단지 211㎡(64평형)는 2006년 평균매매가 7억9000만원에서 현재 6억7000만원으로 15.19%가 하락해 용인시 개별아파트 중 가장 낙폭이 컸다.

신봉동 엘지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년 전 8억9000만원까지 갔던 LG빌리지 5차 B단지 64평형 저층의 경우 현재 급매물로 5억5000만원에 나오는 등 이 지역은 전체적으로 많게는 2억~3억원씩 떨어졌다”며 “주인에 따라서는 8억원에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려면 6억원 밑으로 내놔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용인 신봉동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은 많이 있는데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아 5억7000만~5억8000만원까지 갔던 33평형 아파트가 현재는 3억8000만원에 거래된다” 며 “거래가 되지 않아 힘들고 문 닫는 부동산들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용인지역 집값 하락에 대해 “언론매체에서 더 집값이 떨어질 거란 보도가 나온 이후 거래는 더욱 위축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주택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져있는 만큼 분양시장 사정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11월 기준 GS건설이 분양한 성복지구 내 자이아파트는 총 공급물량 2002가구 중 392가구가 미분양 아파트로 남아있다. 또한 현대건설 상현동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역시 총 2157가구 중 76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성복자이는 20% 미분양이 있다”며 “지역 내에서 인기가 높은 구 40평형대는 순위 내에 계약완료 됐지만 대형 아파트는 조금 미달됐다”고 말했다.

힐스테이트를 분양한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청약은 무순위 우선청약접수서 모두 마감됐다”며 “용인에 신분당선 고속도로, 용인~서울간 고속도로가 생기면 교통환경도 좋아져 지금의 상황보다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복지구 자이와 힐스테이트 공사를 시행한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미분양으로 인한 할인 계획은 없다”며 “현재 미분양은 많지 않고 고속도로로 인한 교통이 좋아지면 상황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봉지구에 2008년 4월 분양한 동일하이빌 단지는 공급물량의 30%가 미분양 상태다.

11월 기준 동일하이빌 2,3,4 차의 미분양 가구 수는 모두 379개로 시공사인 동일토건은 할인분양에 나섰다.

동일토건 관계자는 “동일하이빌 2,3,4 블록을 합쳐 30% 정도의 미분양이 나서 기존 계약자와 신규계약자 모두 할인분양하고 있다”며 “미분양 해소를 위해 할인분양으로 인한 손해는 감수하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시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 신규주택 미분양이 공식적으로 16만, 비공식적으로는 20만채에 달하는 상태”라며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려면 금리나 환율이 안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죽전, 동백 등 택지지구 아파트 하락

죽전지구와 동백지구 등 주로 수지구 동부에 위치한 택지지구 아파트의 경우 악세는 마찬가지지만 거래 등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다.

우선 7억5000만원 이상 고가 아파트들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3.3㎡ 평균 매매가격을 볼 때 용인지역 대표 택지지구인 죽전지구는 1년 전인 2007년 11월에 대비할 때 1428만원에서 현재 1277만원으로 10.58% 하락했고 동백지구 동백동도 1334만원에서 1151만원으로 13.78%가 내린 상태다.

신갈, 구갈 지구가 있는 신갈동 역시 1115만원에서 1072만원으로 3.85% 하락했다.

개별 아파트 매매가는 죽전동 건영캐스빌 59평형은 2006년 1월 7억7000만원에서 현재 10억원으로 총 2억3000만원이 올랐다. 이는 2006년 대비 변동률은 29.87% 상승한 수치다.

반면 죽전동 반도보라빌 73평형은 2007년11월 최고 상한가 19억2500만원에서 2008년11월 최고 하한가 8억9500만원으로 45% 하락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는 않다는 게 현지의 시각이다. 죽전지구의 경우 실수요에게 인기가 높은 100㎡(구 30평형대) 주택이 많고 주변 편의시설이 풍부한 것 등 택지지구로서의 장점을 갖춘 데 기인한다.

죽전지구 안 세터공인중개소 중개인은 “죽전지구는 현재 평당 매매가가 1277만원으로 2006년 1월 1144만원에 비해 133만원 상승해 집값 하락의 영향은 많이 받지 않았다” 며 “10년이 넘은 아파트(동부, 한신, 동성 아파트) 30평대 매매가는 3억원 정도며 요근래 입주한 현대홈타운은 30평형은 3억6000만원에서 4억2000만원 정도다”고 말했다.

이는 큰 폭 하락세를 보인 동백지구도 마찬가지다. 동백지구 현지 캐나다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집값이 많이 하락했지만, 급매물이 있으면 거래는 된다” 며 “최근 시세가 3억 6000만원인 29평형이 2억9000만원에 나왔는데 곧바로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동백지구는 단지가 친환경적으로 조성돼있고, 교통도 편리해 미래 투자가치가 있다” 며 “경기가 좋아지면 거래는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용인지역은 2005년 초 판교신도시 후광효과가 거론되며, 인근 분당신도시와 함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며 “하지만 용인시는 각종 주택개발사업에 따라 아파트 공급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인근 판교신도시 입주물량이 겹치면서 가격 하락폭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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