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대주단(채권단)협약 1차 마감에 100대 건설사중 불과 24개 업체만 신청한 것과 관련 금융위원회와 은행권이 업체들의 대주단 가입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1차 마감에 따른 공식적인 정부 입장을 25일 밝힐 방침이었지만 앞서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대주단 가입 현황을 통해 대처하기로 하고 따로 입장은 표명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그간 금융위는 정부부처로서 은행권과 건설업계의 자율적 협의에 무게를 두고 입장 표명은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날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대주단협약에 1차로 가입하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가입 종용을 시사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 위원장은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영연구원 초청 강연장에서 "대주단 협약은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프로그램과는 달리 기업의 자생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프리워크아웃' 성격"이라며 " 24개 업체가 1차 가입신청한 것도 순탄한 출발로 평가되며 앞으로 대주단 협약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
앞서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도 지난주말 "대주단에 1차로 가입하는 건설사들에게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 확대, 펀드를 통한 미분양 아파트 우선 매입 등의 프리미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언급을 통해 인센티브 강화를 통한 건설사들의 대주단 가입 종용을 시사한 바 있었다.
은행권은 정부의 거듭된 압력에 따라 더욱 강한 압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 유동성 위기에서도 대주단에 들어오지 않은 건설사들에 대해서는 대출 만기시에 원칙대로 20% 상환을 요구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은 결국 건설사들이 금융기관 도움 없이 버티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 기일이 연장되지 않으면 일부 우량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주단 문을 두드리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대주단 가입 기업이 24개로 기대에 비해서는 저조하지만 이번에 눈치작전을 벌이다 가입을 미뤘던 기업들 중 일부는 이번주나 다음주께 대주단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빠른 시일내에 호전되지 않을 경우 경영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는 협약 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주단 협약을 적용은 일부 건설사의 경우에도 향후 시장여건 악화로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등 불가피한 경우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주단 협약에 가입한 건설사는 최대 1년간 금융권으로 부터 채무상환 유예를 받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영업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 경영개선을 통해 회생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또한 회생 가능한 건설사는 대주단 자율협의회를 통해 신규자금 지원도 가능하며 채권금융기관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와 은행권의 입장에도 건설업계는 대주단 가입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금융권에 대한 불신과 함께 회사 사정 노출로 인한 국내외 공사 수주에 악영향 등을 우려한 건설업계가 대주단 협약 가입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