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신세계백화점 영등포 새단장…현대 여의도점과 결전 준비 끝났다

입력 2020-12-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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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 영등포점 MZ 겨냥 스니커즈 리셀ㆍ테슬라 입점...코로나19 확산은 아쉬워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외관)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외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새 단장을 마무리하며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의 영등포 침공에 맞설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이미 롯데와 신세계가 격돌하고 있는 영등포 상권에 현대는 내년 2월 여의도 파크원에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 서남권 맹주를 둘러싼 백화점 3사의 각축전은 내년 백화점 업계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영등포점에서 1년 동안 진행했던 리뉴얼을 마치고 17일 새롭게 전관 오픈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점포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쇼핑몰 형태의 동선에 패션과 F&B(Food & Beverage), 체험형 복합 공간을 구현했다. 을지로와 문래동 같은 거리의 힙플레이스 콘텐츠를 차용해 기존 백화점의 공식에서 탈피, 영등포를 서울의 새로운 ‘힙타운’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1층은 자신만의 취향과 기준이 뾰족한 ‘크리에이터’를 타깃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국내 최초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인 ‘아웃오브스탁’을 점포 입구인 1층에 오픈하고, 한정판 풋볼 레플리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오버더피치’와 협업해 국내 축구 팬덤을 공략한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테슬라(Tesla)’도 영등포점 리뉴얼에 맞춰, 테슬라 갤러리를 오픈한다.

2층에는 젊은 세대가 찾아올 수 있는 공간 조성을 목표로 무신사와 지그재그, W컨셉 등 인기 쇼핑앱의 탑 셀러 브랜드 쇼핑공간을 오프라인에 마련했다. 1층에서 3층으로 이동한 화장품관은 MZ세대들의 관심도 높은 럭셔리 향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디올은 한국 최초로 ‘자도르’, ‘소바쥬(남자향수)’ 존을 특화하고, 샤넬도 고가 향수인 ‘레조드 샤넬’ 존을 구현한다.

▲영등포점 2층 부틱와이 동선 (사진제공=롯데쇼핑)
▲영등포점 2층 부틱와이 동선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 영등포점과 직선거리 200m 가량 떨어진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올초체 1층을 아예 식품전문관으로 꾸몄다. 리빙관과 패션관 등 2개 건물 중 리빙관 1층부터 지하 2층에 걸쳐 1400평 공간을 슈퍼마켓을 비롯해 식품관으로 단장한 것. 이는 작년 10월 리빙관 전체를 가구 등 생활전문관으로 꾸민 데 이은 파격적 시도다.

타임스퀘어점 식품전문관은 과일과 채소, 정육은 물론 기존에 없던 베이커리와 카페까지 총망라했다. 특히 지하 1층은 1100평 규모의 맛집 거리 ‘고메스트리트’로 꾸몄다. 이곳에는 2019 미슐랭가이드에 선정된 ‘오장동함흥냉면’과 프리미엄 돈가스 ‘제라진’ 등 검증된 맛집을 한 곳에 모았다.

6월에는 기존 영등포점이라는 점포명도 타임스퀘어점으로 바꿨다. 영등포점이 쇼핑몰 타임스퀘어와 이어진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고급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아울러 영등포 지역 뿐만 아니라 부천과 인천 등 수도권 서남부 거주자까지 함께 아우르기 위해서다. 신세계가 지역명을 점포명으로 사용하지 않은 첫 번째 사례다.

신세계와 롯데 영등포점의 변신은 신길뉴타운과 영등포뉴타운 등 새로운 거주지로 거듭나고 있는 영등포 상권을 겨냥한 전략이다. 이와 함께 바로 옆 문래동은 젊은 세대에 새로운 힙플레이스로 떠올랐고, ‘한국의 테이트모던’을 목표로 대선제분 문화시설과 제2 세종문화회관이 줄줄이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 조감도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 조감도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아울러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오픈에 대비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내년 2월 오픈하는 여의도점은 지하 7층에 지상 9층 영업면적만 8만9100㎡(약 2만7000평)으로 서울 시내 백화점 중 가장 크다. 정지선 회장이 “여의도점을 대한민국 최고 랜드마크, 그룹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만들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명품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몽클레어와 발렌시아가, 몽블랑, 파네라이, 예거르쿨트르 등의 입점을 확정지었고,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백화점들이 영등포 왕좌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 19 확산으로 이른바 ‘오픈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결정하면 백화점은 아예 문을 닫아야 한다.

실제 11월 말까지 였던 정기 세일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는 -5.2%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겨울 세일 기간 롯데와 현대의 주말 매출은 각각 -8%와 -4%로 집계됐으나 롯데는 지난 주말 매출이 -14%로 미끄러졌고, 현대백화점도 5일부터 13일까지 매출 -6.7%로 낙폭을 키웠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신규 출점과 리모델링 등에 나섰지만 외출을 꺼려 소비 시장이 얼어붙은 점이 아쉽다”면서 “오픈빨 매출은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얼마나 진정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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