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여성 직원이 10명 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보수는 남성 직원의 70%도 되지 않았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는 8일 '국내 주요 30개 대기업의 1999년 대비 2019년 남녀 성비 및 평균 보수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CXO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3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54만5087명이었다. 이 가운데 여성 직원은 20.0%인 10만8877명으로 조사됐다.
1999년(5만5597명)보다 95.8% 늘었지만 전체 직원 대비 비율은 5.0%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남성 직원은 31만4765명에서 43만6210명으로 38.6% 늘었다.
삼성전자는 1999년(9894명)과 2019년(2만7334명) 모두 여성 고용 인력 규모가 가장 컸다. 롯데쇼핑은 1999년 2693명에서 2019년 2만7334명으로 여성 직원이 1만4704명 증가했다.
반면, KT는 1999년 8355명에서 2019년 4080명으로 여성 직원 수가 반 토막 났다. 삼성전기(3621명→2733명), 현대건설(1128명→634명)도 여성 직원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남성 직원 대비 여성 직원 임금은 20년간 제자리걸음이었다.
조사 대상 기업 남성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를 100으로 놓고 볼 때 여성 직원 급여 수준은 1999년 65.8%에서 2019년 66.7%로 0.9%포인트 늘었다.
1999년 여성 직원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모비스였다. 당시 현대모비스 여성 직원 평균 임금은 1800만 원이었다. 같은 시기 남성 직원은 평균 2000만 원을 받았다.
한국가스공사, 현대건설, KT, 고려아연, 대한항공 등도 여성 직원 보수 수준이 남성 직원 대비 80%를 웃돌았다.
2019년에는 여성 직원 임금이 남성 직원의 80% 이상을 웃도는 기업이 6곳에서 2곳으로 줄었다. 2곳은 KT(86.2%)와 기아(82.8%)다. KT 여성 직원은 남성 직원 평균 보수가 8700만 원일 때 7500만 원을 받았다. 기아는 7200만 원으로 남성 직원(8700만 원)보다 1500만 원 적었다.
SK하이닉스는 여성 보수가 큰 폭으로 오른 기업으로 꼽혔다. SK하이닉스는 1999년 현대전자산업 당시 53% 수준이었지만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인 2019년 72.2%로 상승했다.
기아(18.7%포인트), 한전(14.3%포인트), 현대차 (13.7%포인트) 여성 임금 비율이 큰 폭으로 늘었다.
CXO연구소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제출한 회사 10곳을 분석한 결과 여성 육아휴직 후 복귀 비율은 평균 94%로 조사됐다. 에쓰오일은 여성 직원의 육아휴직 후 복귀율이 100%였다.
이어 한전(99.3%), SK하이닉스(98.4%), LG디스플레이(96.4%), 기아(95.1%), 삼성전자(93.7%), 대한항공(93%) 순이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기업 경영진들은 효율성을 극대화 하면서도 다양성과 포용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성의 고용 비율과 임원 증가, 임금 수준을 남성 대비 어느 정도 비율로 맞춰 나갈 것인지 면밀한 정책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