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페이스’ 32%만 창업기업 배출, 기대 이하 성적
중기부 ‘제조창업 활성화 종합대책’ 다음달 중 발표 계획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제조창업 기업은 줄어들고 있다. 종합 지원책은 전무한 데다, 제조창업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메이커스페이스’도 길을 잃으면서 국내 제조창업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발표한 ‘2020년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창업기업은 전년 대비 4.6% 줄어든 4만9928개로 집계됐다. 특히 기타제조업(-43.3%)과 기계ㆍ금속(-3.5%)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창업기업은 148만4668개로 전년(128만5259개) 대비 15.5% 늘었다. 하지만 부동산업이 29.5% 늘어나는 등 대거 추가된 영향이고,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 신규 창업기업은 4.1%밖에 늘지 않았다. 이마저도 대부분 서비스업 중심이다.
제조업 창업기업 수는 2018년부터 3년째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8년 5만7325개이던 제조 창업기업 수는 2019년 5만2317개로 줄었고, 이어 지난해에는 2389개 감소하며 4만 개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기부가 마련한 제조창업 지원책도 시원찮다. 대표적인 제조창업 지원책인 메이커스페이스는 예산이 도리어 줄었다. 올해 메이커스페이스에 투입되는 예산은 344억7000만 원이다. 전년(376억2400만 원) 대비 8.38%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존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을 위해 205억8000만 원이, 신규 구축ㆍ운영을 위해 139억2000만 원이 각각 투입된다.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은 누구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구현해 제조 창업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로 2018년 시작했다.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공예 시설 등 제조 장비를 갖췄다. 교육과 체험 중심(일반형) 공간과 창업 연계 기능을 갖춘 공간(전문형)으로 나뉜다.
현재 전국 메이커스페이스는 일반형 180곳, 전문형 12곳 등 192곳이다. 애초 정부는 2022년까지 메이커스페이스 367곳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다만 현재 진행 상황으로 미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정 중이다. 올해 목표는 전문형 두 곳, 일반형 60곳을 늘리는 것이다.
마땅한 성과는 없었다. ‘취미공방’ 수준인 일반형 메이커스페이스가 창업 연계가 활발한 전문형보다 많았던 탓이다.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발간한 ‘메이커스페이스 구축 운영사업 성과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구축한 전국 메이커스페이스 65곳 중 창업기업 배출 성과가 있는 기관은 21곳으로 전체의 32.3%에 불과하다. 67.7%에 달하는 44개 기관에서는 창업기업을 배출하지 못했다.
제조연계 현황을 보면 6곳 중 제조연계 성과가 있는 기관은 단 6곳(9.2%)에 그친다. 90%의 기관이 제조연계 성과가 없다. 자체 제작 상품을 판매한 성과가 있는 기관도 14곳(21.5%)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지적에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의 경우 44억 원 규모의 메이커스페이스 문화확산 사업이 포함됐다며 실질 예산은 332억 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전문형 메이커스페이스의 경우 그간 성과를 많이 내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전문형 랩(Lab)을 늘리기 위한 개편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창업 지원책이 전무했던 만큼 중기부는 이와 관련한 종합적인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상반기 내로 제조창업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힌 것. 중기부 관계자는 “제조창업을 활성화할 방안을 4월 내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