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전사 차원의 사업구조 혁신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자율주행 택시를 비롯해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현재 하드웨어 기반의 자동차부품 제조 위에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확대한다.
31일 현대모비스는 경기도 용인에 자리한 전장 기술연구소에서 언론사를 상대로 ‘현대모비스 전략 및 신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장기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발표에 나선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부사장)은 “자동차 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플랫폼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부품사들의 역할에도 구조적인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라며 변화의 당위성을 먼저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플랫폼과 시스템 선도 기업으로 미래 위상을 확보하고, 미래 핵심역량을 활용한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크게 세 가지 방향성을 설정하고 이를 전사적으로 추진한다. 이미 보유 중인 자동차 핵심부품 개발 및 제조 역량에 새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게 핵심이다.
첫째, 글로벌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율주행 △전동화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분야 기술 역량을 더 강화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해외 완성차 업체로 확대한다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 모비스는 글로벌 기술 유망 기업에 대한 전략 투자를 단행해 핵심 기술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율주행 기업에 대한 투자다. 모비스는 자율차의 눈에 해당하는 '라이다'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1위 업체 ‘벨로다인’에 전략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문제는 개발이 아니라 양산 능력이다. 모비스는 벨로다인과 레벨3 라이다 시스템 양산을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다.
둘째, 이렇게 보유한 핵심 기술을 앞세워 사업 모델을 확대한다.
러시아 IT 기업 얀덱스와의 기술 및 사업 제휴를 통해 레벨4 자율주행 로봇 택시를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플랫폼을 개발,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판매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하나의 ‘서비스 사업자’로 나서겠다는 뜻이다.
셋째 장기 신성장 사업 발굴에도 나선다. 최소 10년 이후의 미래를 대비해 기존 자동차 사업 영역 이외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현대자동차가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의 기체 주요 부품을 모비스가 만든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UAM은 헬리콥터와 개념 자체가 다르다.
헬리콥터는 하나의 엔진에 하나의 로터를 장착하는 구조다. 소음과 진동이 크고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진다.
반면 도심항공 모빌리티 UAM은 10~12개의 전기모터가 달린다. 이들이 각각 작은 로터를 회전해 양력을 얻는다.
만약 2~3개 모터가 동시에 고장이 나도 비상착륙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현대모비스는 이 UAM의 전동 모터를 개발해 양산할 계획이다.
정수경 부사장은 “현재 그룹 차원에서 UAM 사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모색 중이며, 현대모비스가 진출 가능한 분야와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며 “UAM 사업에서 전동화 추진체, 항공 전장 등 분야에서 현대모비스의 사업 역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정관 변경을 통해 △항공 모빌리티 부품 제조 △로봇 부품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미래 전략 발표와 함께, 미래 기술 방향성이 담긴 신규 모빌리티 솔루션에 관한 기술 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이러한 목적으로 현대모비스는 이날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M.비전 X와 M.비전 팝(POP)을 공개하고 신기술 시연도 함께 진행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 투자도 4년 내 70% 이상 확대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조 원 수준의 연구ㆍ개발(R&D) 직접 투자를 2025년 1조70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