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논란 의식해 국토위원 기피하고 문체위원으로
첫 상임위서 언론중재법에 함구…본회의선 "언론개혁이 제게 주어진 과제"
'언론계 후배' 배현진, 대신 언론중재법 지적하며 김의겸 보임에 '유감'
민주당, 부동산 악재 겪어 유감 표할만 하지만 김의겸 '비호'만
4·7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이 사퇴하면서 직을 물려받은 김의겸 의원이 19일 처음 국회 공식회의에 출석했다. 부동산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되며 여권이 패배한 재보궐 선거 덕에 흑석동 부동산 투기로 논란을 일으켰던 김 의원이 국회에 입성해 본격 임기를 시작한 것이다.
김의겸 의원은 김진애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이유로 스스로 직을 던지면서 다음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의원직을 승계했다.
김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인사말에 나서 "우선 사죄의 말씀부터 드린다. 2년 전 있었던 제집 문제 관련이다. 온 국민이 집값 문제로 불안에 떠는데 공직자인 제가 큰돈을 들여 집을 샀다"며 "오명을 씻어보려 집을 팔고 세금을 내고 남은 3억7000만 원을 한국장학재단에 기부도 했으나 잘못이 가벼워지진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죽은 목숨이나 진배없었는데 김진애 전 의원의 결단, 열린민주당 당원과 국민 여러분이 넘어진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줬다고 생각한다"며 "언론개혁이 제게 주어진 과제다. 일선 현장기자들이 존중받는 언론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그들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데서부터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의원은 본회의와는 달리 앞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과 언론 관련법에 대해 내내 함구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이었지만 김 의원은 과거 흑석동 논란을 의식해 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보임했다. 김 의원은 인사말에서 “어렵게 이 자리에 온 만큼 모자란 점을 보충키 위해 열심히 하겠다. 많이 이끌어 달라”고 짧게 말했다.
이후 회의 내내 일절 발언을 하지 않았다. 전직 한겨레신문 기자이기에 이날 문체위에 상정된 같은 당 최강욱 의원이 대표발의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법 개정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할 법도 했지만 일언반구 하지 않았다. 대신 MBC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개정안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 보임에 대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배 의원은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는 언론에 의한 피해자뿐 아니라 언론의 자유도 보호하는 준사법 독립기구인데, 문화체육관광부 밑에 속하도록 하는 이 개정안에 염려되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고, 황희 문체부 장관은 “상당히 우려감이 있고, 문체부도 언론의 자유를 우선 원칙으로 놓고 있어 언중위를 문체부 산하 정부기관화하는 건 수용 곤란하다는 의견”이라고 동의했다.
배 의원은 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보임되신 의원이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상당히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대신해 전해드린다”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지원에 따른) 논란이 불거진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자숙과 자중은 고사하고 순번에 따라 고위공직자 자리에 나섰다는 게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앞서 2019년 청와대 대변인으로 근무했을 당시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재개발 상가를 26억 원에 매입해 투기 논란에 싸였고, 대변인직을 사퇴한 바 있다. 여권의 굵직한 ‘내로남불’ 중 하나로 꼽혀, 지난해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으로 향해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재차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문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은 “배 의원이 격하게 환영해주셨는데 김 의원은 배 의원처럼 언론계에 계셨었기에 문체위에 오는 게 맞다”며 “이전 의원이 있던 데는 다른 상임위(국토위)였는데 우리 위원회에 와 경험과 실력을 발휘한다는 거니 더 따뜻하게 맞아 달라”고 언급했다.
이는 김 의원이 흑석동 투기 논란을 일으켰던 만큼 국토위를 기피했다는 점을 짚는 발언이다. 다만 이와는 별도로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이슈가 아직 들끓는 시점에서 김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맡는 데 대한 유감 표시는 민주당도 낼 법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박 의원의 비호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