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분양가 규제에... 불붙은 청약시장

입력 2021-05-12 16:46 수정 2021-05-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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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역 디에트르 조감도. (자료 제공=대방건설)
▲동탄역 디에트르 조감도. (자료 제공=대방건설)

서울·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이 들끓고 있다. 분양만 하면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 수백대 1를 기록하기 일쑤다. 집값은 치솟는데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신규 분양 단지 가격이 주변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해지면서 청약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아파트에는 302가구를 모집하는데 24만4343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이 809.1대 1로 2015년 대구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황금동’ 아파트가 기록한 최고 경쟁률(622.2대 1)을 6년만에 깼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아파트는 앞서 전날 진행한 특별공급 수요까지 합하면 무려 28만 명이 이 단지 청약에 줄을 섰다.

흥행 요인은 싼 분양가였다.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67만 원으로 전용면적 84㎡A형 분양가가 5억 원을 밑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최대 9억 원가량 싸다 보니 분양 전부터 ‘반값 아파트’로 불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가 5억 원(전용 84㎡A 기준)으로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반면 시세 차익은 크다 보니 ‘일단 넣고 보자’는 식의 청약수요가 대거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올 들어 ‘청약 광풍’을 일으킨 단지는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뿐만이 아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된 고덕강일제일풍경채(1BL)이 평균 1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관악구 봉천동 관악중앙하이츠포레(218대 1) △광진구 자양동 자양하늘채베르(367대 1)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 자이더시티(A2-6블록, 618대 1) △경기 의정부시 산곡동 의정부고산수자인디에스티지(C1불록,74대 1) △인천 계양구 방축동 계양하늘채파크포레(44대 1) 등이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수도권에서 나온 분양 단지 47곳 중 1순위 청약에 실패한 곳은 단 1곳뿐이다.

이처럼 수도권에서 분양 단지마다 청약 경쟁률이 높은 것은 서울·수도권 집값이 꾸준하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분양 아파트가 주변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해지면서 수요가 급증한 때문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의 경우 5년 의무 거주에 전매제한기간도 10년, 준공 후 최대 5년까지 전·월세를 놓을 수 없는 데도 시세 차익이 워낙 크다 보니 청약 수요가 몰려들고 있다”며 “수도권 집값이 계속 치솟으면서 청약을 내 집 마련 1순위로 보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서울 분양시장이 공급 절벽에 빠진 것도 청약 광풍의 원인이다. 올 들어 서울 분양시장에 나온 물량은 고작 4곳(일반분양 605가구)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가격을 통제하려면 공급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급 확대 없이 가격만 통제하면 지금과 같은 청약 과열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며 “공급 확대를 서두르고 분양 시 세대별로 할당량을 나누는 등의 청약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약 가점이 낮이 분양아파트 당첨 가능성이 낮은 수요자들은 다시 기존 주택시장으로 진입해 집값을 또다시 자극할 수 있다”며 “청약시장 과열이 주택시장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청약제도를 보완하거나 주택 공급 속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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