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법정 등록금 인상 한도를 넘어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의 입학정원을 최대 10% 감축하는 정부 밤침에 대학들이 재정난 가중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법정 등록금 인상률을 어긴 대학에 최대 10%의 입학정원 감축을 골자로 한 행정처분을 예고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 달 12일까지 입법 예고할 방침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이 인상 한도를 한차례 넘겨 등록금을 올릴 경우, 1차 위반 때는 입학정원의 5% 내에서 모집 정지, 2차 위반 시 10% 내에서 정원이 감축된다. 위반건수가 2건 이상이면, 1차 위반 때 10% 내 모집 정지, 2차 위반 때 10% 내 정원이 감축된다. 모집 정지는 정원 감축과 달리 입학정원을 한 해만 줄이는 행정 조치다.
교육부가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등록금을 과도하게 올려 학생 부담을 키운 대학에 재정적 제재에 더해 행정적 제재에도 나서겠다는 뜻이다.
대학들은 불만스런 눈치다. 내년부터 대학 입학금이 전면 폐지돼 대학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등록금 인상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충남 A 대학총장은 7일 “대학의 자율성이 갈수록 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13년째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학들로선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처장은 “학생 수가 줄어가는데 법까지 개정해서 정원감축을 하려는 근거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B 대학 관계자는 “구성원 간에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통해 합의한 사안을 정부(교육부)가 강제로 법을 통해 통제하려 한다”며 “헌법소원도 고려 중”이라고 귀띔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도 등록금을 상한선 이상 올릴 경우 행·재정적 제재를 줄 수 있다고 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그 구체적 기준이 없어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은 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만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