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재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다. 경총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총은 14일 오전 중구 롯데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노사관계 현안 관련 경총 정책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2월 이후 약 4개월 만의 회장단 회의다.
손경식 회장을 비롯, 이동근 경총 부회장, 곽상철 두산 사장,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류경평 (주)한진 대표이사,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 20여 명의 경총 회원사 회장단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기에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하루빨리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앞서 손 회장은 4월 경제5단체장 명의로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공식적으로 제출한 이후 여러 공식 석상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언급해왔다. 이달 초 김부겸 국무총리와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도 "세계 반도체 시장의 동향을 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이 빨리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라고 했다.
손 회장은 이어 주 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경제·노사관계 현안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7월부터 시행 예정인 50인 미만 사업장 대상 주 52시간제에 대해선 "경총 조사에 따르면 50인 미만 기업 중 25.7%가 만성적인 인력난과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라며 "계도기간을 충분히 더 부여하고, 이른 시일 안에 연장근로를 월 단위나 연 단위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시간 운용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같은 달 시행 예정인 개정 노조법과 관련해선 "해고자, 실업자가 노조에 가입하게 되면 단체교섭에서 해고자 복직이나 실업급여 지원 등 과도한 요구가 빈번히 제기되고 파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기업이 많다"라며 "사용자 대항권도 조속한 시일 내에 국제 수준에 맞게 보완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선 '과잉입법'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고, 원청기업이 하청노조의 ‘단체교섭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법적 근거도 분명치 않고, 기존 대법원의 법적 판단이나 노동위원회의 판정과도 다른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기업 친화적 문화 조성 △노사관계 선진화 △고용·임금유연성 제고 등을 위한 사업을 향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