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석유시장이 수요과잉에서 공급과잉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석유협회,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2021 석유 컨퍼런스’가 21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내년도 국제유가 전망,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석유산업 연구개발 과제, 탄소중립형 석유대체연료 개발동향 및 전망 등에 대한 6개 발표와 전문가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발표에서 ‘내년 국제석유시장 동향’에 대한 주제를 맡은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내년 석유시장이 수요과잉에서 공급과잉으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내년에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공급이 대OPEC 원유수요를 150만 b/d(배럴/하루)를 웃돌 전망”이라면서 “내년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을 배럴당 72달러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유가는 석유시장의 공급 과잉 전환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지만 연평균 가격은 2021년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석유수급 전망에서는 이란 핵 합의 복원 여부와 시점이 중요한 변화 요인이라고 봤다. 이 본부장은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내년에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이란 원유 수출이 재개될 시 6개월 이내 100만 b/d 이상 증산이 가능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는 석유기업의 혁신'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발표를 맡은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먼저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춘 국내 정유사의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구 교수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수송용 유류 수요 감소에 대비해 석유화학, 윤활유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중이다. 또 차기 먹거리 사업인 수소 생산, 유통, 활용 분야 전반에 진출했다. 이외에도 주유소를 휘발유, 경유뿐 아니라 전기, 수소 등 모든 연료 공급이 가능한 복합에너지스테이션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 교수는 이러한 국내 석유기업 혁신을 돕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 방안을 제언했다. 그는 석유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공정한 전환 실현을 위해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정책지원 없이 급진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지면 석유제품의 해외 의존도 상승, 수출 기회 상실, 연관산업 경쟁력 약화 등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라면서 “수송용 연료 수요 급감 시 소상공인인 주유소 자영업자들에게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 교수는 세제 지원, 금융지원, R&D(연구ㆍ개발)지원, 주유소 지원 등 다각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제지원 분야에 있어서 “우리나라 탄소중립 투자 세액공제율은 1%로, 최대 10% 세액공제를 하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라며 “투자 세액공제 수준을 높이고 신성장 원천기술에 탄소감축 기술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 기술ㆍ사업 투자 리스크 감소를 위한 금융지원과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대한 시장 실패 방지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주유소가 복합에너지스테이션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