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불안정이 심한 상황에서 가전 산업의 탄소중립 인센티브 상설화와 내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양영춘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실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자동차회관에서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주최로 열린 ‘제15회 산업발전포럼’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양영춘 실장은 ‘가전산업 동향, 전망 및 산업발전을 위한 건의’를 주제로 내년 가전산업 상황, 가전산업 대내외 여건, 업계 애로사항 등에 대해 발표했다.
양영춘 실장은 “코로나 이후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해 세계 각국의 생산거점 재편이 예상되는 만큼 GVC(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에 대응한 국내 복귀 지원책 강화, 시설투자 지원이 시급하다”라며 “탄소중립 이슈와 관련해 에너지 고효율 제품에 대한 인센티브의 확대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현재 가전산업은 대내외적인 위협요소가 산재한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미ㆍ중 무역분쟁이 지속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북미와 아세안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거점 재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높아진 물류비ㆍ인건비와 환경규제 강화도 국내 투자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 실장은 “향후 공급망은 저임금 국가가 아닌 안전성과 회복 탄력성을 고려해 수요 중심으로 재편이 분산화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특히 작년 3월 대비 현재 물류 운송비는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철강판 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전산업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전업계의 경우 탄소중립으로 아주 큰 영향을 받진 않겠지만, 냉장고나 에어컨 등 냉매 가스 배출 최소화를 위한 저감 설비 투자비용 및 신재생 에너지 구매 의무화에 따른 전기료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집콕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을 성공을 거뒀다. 또 2021년 상반기 가전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17조2000억 원이었으며, 가전 수출 또한 전년대비 가전 수출은 전년 동기비 38.1% 증가한 40억9000만 달러(약 4조 8500억 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위드코로나의 시작으로 생산ㆍ수요의 동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가계 수요가 여행 등 타 산업으로 이동해 국내 가전 수요의 위축이 예상된다. 또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지난 2월 인도와 7~8월 베트남 등 현지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국내 생산이 늘었지만, 코로나 상황의 안정화로 생산거점 해외 이전이 재개되면서 국내 생산 및 수출 감소도 관측된다.
특히 국내 산업 내부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양 실장은 “프리미엄 가전 선호 트렌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욱 심해지면서 초저가 또는 초고가만 살아남는 ‘K자형 소비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혁신 제품 연구ㆍ개발(R&D) 및 제품화 지원과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