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인종차별 철폐 주역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 별세...향년 90세

입력 2021-12-27 07:13 수정 2021-12-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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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운동으로 1984년 노벨평화상
각국 주요 인사 추모 이어져

▲2008년 3월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왼쪽)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과 함께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넬슨 만델라 재단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P뉴시스
▲2008년 3월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왼쪽)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과 함께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넬슨 만델라 재단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P뉴시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신적 지도자인 데스몬드 투투 성공회 명예대주교가 26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90세.

블룸버그통신과 B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투투 대주교의 선종을 알리면서 “이는 해방을 이루고 물려준 세대와의 이별”이라며 “그는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분리 정책)의 폐해에 대한 보편적 분노를 분명히 했으며, 공동체·화해·용서의 의미와 깊이를 몸소 보여줬다”고 애도했다. 사인은 즉각 발표되지 않았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투 대주교가 1997년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지난 몇 년간 입·퇴원을 반복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170cm의 작은 체구와 특유의 전염성 있는 웃음을 지닌 투투 대주교는 인종 차별 정책에 반대하는 비폭력 투쟁으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윤리적 거인이었다”고 평가했다.

1931년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난 투투 대주교는 교사로 일하며 1955년 가정을 꾸렸다. 슬하엔 4명의 자녀가 있다. 그는 1957년 교직을 그만두고 1961년 성공회 사제(결혼이 허용됨) 서품을 받고 영국 런던의 킹스컬리지에서 공부했다.

4년의 유학 생활 이후 남아공으로 돌아와 카리스마 있는 설교와 강의를 이어가다 1975년 요하네스버그의 성공회 학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투투 대주교는 반(反) 아파르트헤이트 투쟁으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86년엔 흑인으론 처음으로 남아공 성공회의 최고 성직자인 케이프타운 대주교를 맡았다.

그는 넬슨 만델라와 함께 남아공 민주화와 흑인 자유 투쟁의 양대 지도자로 여겨진다.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무너지고 1994년 넬슨 만델라가 최초 흑인 대통령이 됐을 때 그는 남아공에 다인종·다민족이 공존하는 ‘무지개 국가’라는 별칭을 붙인 주인공이기도 하다. 만델라 대통령 집권 기간 ‘용서 없이 미래 없다’는 구호를 앞세워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구성해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인종 간 화해를 일궜다고 평가받는다.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에도 그는 교계의 동성애 혐오에 맞섰고, 부패가 심했던 흑인 대통령 제이콥 주마 정부(2009∼2018)와도 각을 세웠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한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정실인사와 순혈주의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투투 대주교의 타계 소식에 세계 주요 인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투투 대주교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멘토이자 친구, ‘도덕의 잣대’였다”고 추모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투투 대주교가 남아공에서 인종 간 평등과 화해를 이뤄냄으로써 복음에 헌신했다”며 추모 성명을 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성명에서 “지칠 줄 모르는 인권 옹호자인 그와 만났을 때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기억한다”며 추모에 동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인종차별의 족쇄를 풀고 불의에 맞선 인물로 표현하며 투투 대주교를 기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추모의 글을 남겼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 시청이 26일(현지시간)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를 추모하기 위해 보라색 조명에 불을 밝히고 있다. 케이프타운/AP뉴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 시청이 26일(현지시간)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를 추모하기 위해 보라색 조명에 불을 밝히고 있다. 케이프타운/AP뉴시스

투투 대주교의 타계 소식에 세계 주요 인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투투 대주교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멘토이자 친구, '도덕의 잣대'였다"고 추모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투투 대주교가 남아공에서 인종 간 평등과 화해를 이뤄냄으로써 복음에 헌신했다"며 추모 성명을 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성명에서 "지칠 줄 모르는 인권 옹호자인 그와 만났을 때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기억한다"며 추모에 동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인종차별의 족쇄를 풀고 불의에 맞선 인물로 표현하며 투투 대주교를 기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추모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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