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금리인상 우려까지
전세가율도 2012년 이후 최저치
전문가 "올해 시장 더 위축될 것"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갭투자 매매 건수는 40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거래 신고 기간이 남아있어 수치가 바뀔 수는 있지만, 지난해 10월(266건)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4개월 전인 지난해 8월(579건)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크다.
갭투자는 기본적으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들이는 투자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매매값은 1억5000만 원인데 전세 시세는 1억 원이라면 전세를 끼고 5000만 원으로 집을 사는 방식이다. 전세 계약이 종료되면 전세 보증금을 올리거나 매매값이 오른 만큼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값 대비 전셋값)이 높을수록 투자자에게 유리해 전세가율이 최소 70%를 웃도는 지역에서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이달부터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된다. 2단계가 시행되면 DSR 40% 규제 적용 범위가 더 넓어진다. 여기에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금 구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영끌족이나 갭투자 등의 매수세가 위축될 것”이라며 “지방 저가 주택 추격매수나 갭투자와 같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매입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매값을 맹추격하던 전셋값이 최근 진정세를 보이면서 전셋값과 매매값의 격차가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7.2%로 2012년 12월(57.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낮으면 그만큼 아파트값에 ‘거품’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돼 갭투자가 어려워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59㎡형은 지난해 8월 최고가인 11억8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으나 지난달 13일에는 4억 원가량 내린 7억7700만 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갭투자에 불리한 상황이 도래하며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장이 더 위축되기 전 집을 팔고 빠져나오려는 갭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며 “전체적인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갭투자에 불리한 조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