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 일반대출(신용)에 관한 대출태도 지수는 -6으로 전 분기(-41)보다 마이너스 폭이 줄었다. 가계 주택대출 지수는 0으로 전 분기 -35에서 보합으로 완화됐다.
한은은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응답(크게 완화·증가-다소 완화·증가-변화 없음-다소 강화·감소-크게 강화·감소)을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양(+)이면 ‘완화’ 또는 ‘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여전히 대출을 조이겠다고 대답한 은행이 많았지만, 강화 기조는 줄었다는 얘기다. 은행이 신규 취급을 중단했던 대출을 올 초부터 재개하고 우대금리를 정상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직전 2분기 연속 큰 폭으로 강화된 이후 연초 관망세가 작용하면서 강화 기조가 축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확대와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실제 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수요가 보합으로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은행의 주택관련대출 신규취급 재개,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재개 등의 영향으로 주택자금과 일반자금 수요 모두 전분기 큰 폭의 감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대체로 강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은은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회사 및 상호저축은행은 비은행권 금융기관에 대한 DSR 규제 강화,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등으로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커졌다.
국내 은행이 예상한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15로 전 분기(12)보다 커졌다. 신용위험지수가 높을수록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역시 신용위험이 전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 기업대출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 악화시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은행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