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증권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카카오뱅크·HMM 등 대기업의 실적 전망을 높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추정치를 높일 수록 ‘어닝서프라이즈(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 10개사는 증권사들의 최근 3개월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정치가 상향됐다.
실적발표 시즌 앞두고 추정치를 상향한 종목일수록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 높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조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히 4분기는 기업들이 일회성 비용 처리를 몰아서 하는 경우가 많아 증권사들이 기업 실적 추정치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며 “실적 추정치가 높아진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개월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정치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파악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8.8% 늘어 14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분야 열풍 힘입은 mRNA백신 계약 등으로 1~3공장 가동률이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지난해 초 영업이익 컨센서스 추정치가 하락했으나 이를 1년만에 만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3개월새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11.2% 늘어 933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 등으로 카카오 그룹 주가가 크게 조정받고 있음에도 증권가는 실적 전망이 견고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HMM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7.5% 늘어난 2조30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컨테이너선 수요는 예상보다 높았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물류병목현상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항만체선이 지속됐다. 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발 국제 물류 적체현상으로 글로벌 해운 운임료도 오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엔씨소프트(5.2%), 삼성전자(3.96%), 셀트리온(3.4%), SK바이오사이언스(1.1%)도 영업이익 추정치가 늘었다. 삼성물산과 카카오페이는 3개월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 추정치에 변화가 없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컸던 한국전력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이익 전망치가 지난 한달 동안 상향 조정됐다”며 “반도체·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T)과 금융 섹터의 상향 조정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된 곳은 삼성생명, LG, SK, 크래프톤, 카카오, 포스코, 기아 등으로 파악됐다.
시총 상위 종목외 섹터별로 보면 코스피 운수창고가 3개월내 33.4%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종목별로는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대한해운, 팬오션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