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리콘밸리처럼 ‘올인’보다는 신중한 접근 전망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BC는 모건스탠리의 지난달 투자 보고서를 인용해 메타버스가 중국 시장서만 8조 달러(약 950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텐센트부터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넷이즈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메타버스에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지난해부터 메타버스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실상 메타버스에 '올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면서 이 분야에 공격적인 행보를 선언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게임회사 액티비전을 인수하며 메타버스 사업에 통 큰 베팅에 나섰다.
중국에서도 게임업체 텐센트 마화텅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메타버스가 게임과 같은 기존 산업에 성장을 가속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이 분야의 사업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는 최근 1년간 게임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지난해 8월 가상현실(VR) 헤드셋 제조업체 피코(Pico)를 인수하며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발판을 마련했다.
알리바바는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가상 인플루언서를 동동(Dong Dong)을 선보였으며 올해 가상회의용 VR 안경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C는 알리바바의 일련의 행보가 메타버스 사업 위한 행보라고 풀이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작년에 시랑(XiRang)이란 이름의 메타버스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한 번에 1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가상 세계 앱이다. 하지만 사내에서도 기능 측면에서 아직 많은 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와 정식 출시까지는 6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올인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 기업들이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메타버스 생태계의 핵심인 가상화폐 관련 기술 등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빅테크 기업에 대한 당국의 반독점 규제를 강화 움직임이 메타버스 신기술 개발에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당국은 이미 18세 미만의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의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있으며 인터넷 콘텐츠에 대해서도 검열 강화를 이어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당국의) 엄격한 검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곧 중국의 메타버스가 국제적으로 분리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