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봄비가 내리던 14일, 역류성 식도염이 도져 버티고 버티다 동네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대체 머선 일이고!!!’
대로변 상가 2층에 있는 작은 내과병원에 1층부터 긴 줄이 늘어선 것이 아닙니까. 평소엔 찾는 환자도 뜸해 들어가면 접수와 동시에 진료실로 직행했건만.
일단 접수부터 해야 하니 대기 줄을 뚫고 병원에 들어섰습니다. 병원 안은 북새통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환자가 많으냐”고 물으니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차!’
이날부터 한 달 동안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가 시작됐네요. 여기서 ‘양성’이 확인되면 보건소 등에서 추가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지 않고 바로 진료·상담·처방이 이뤄집니다.
코로나 검사하러 온 사람들과 일반 진료 환자들이 뒤섞인 가운데, 접수한 지 2시간, 3시간이 되도록 신속항원검사나 진료를 못 받은 환자들은 “왜 이리 더디냐”며 아우성이고, 진료 없이 처방전만이라도 먼저 받을 수 없냐는 환자들에게 간호사들은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앉아서 기다리라는 데 앉기는커녕 발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양성입니다."
간호사가 검사 결과를 통보하는데, 북새통 때문인지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도, 이를 보는 사람들도 무덤덤하더군요. 평소 친절하던 간호사도 의사 선생님도 웃음기가 싹 가셨습니다.
결국 몇 시간을 기다리다가 진료도 처방전도 받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대부분의 동네 병·의원은 말 그대로 동네 주민이 환자의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병원 규모도 크지 않고요. 코로나 검사자와 일반 진료 환자가 들어서는 입구부터 같고, 병원에 들어온 이후 한 대기실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간에 불안감이 있습니다(대기 내내 무심결에 마스크가 들뜨지 않게 꼭꼭 누르고 있는 나를 발견). 특히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이 환자와 그 보호자의 마음은 더욱 불안할 것 같습니다. 대기실에 파티션이라도 있으면 불안감이 조금, 아주 조금은 덜어질 것 같네요.
예약 시스템이 없다 보니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온 사람이나 일반 환자나 무조건 선착순입니다. 그런데, 순서대로 하다 보면 의사가 그때그때 항균복을 갈아입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편의상 코로나 검사와 일반 진료를 일정 순번씩 번갈아 가면서 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항원검사든 일반 진료든 병원에 일찍 가더라도 몇 시간씩 기다리는 건 기본입니다.
이에 코로나 검사와 일반 진료 시간대를 정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그게 안 되면 코로나 백신 신청 접수처럼 정부 차원에서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만들어주던가요.
동네 병·의원들은 평소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검사를 평소 인력대로 운영하면 부담이 큽니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코로나 검사를 위한 인력 지원이나 인건비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