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추진해왔던 탐사·개발광구 대신 생산광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이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석유·가스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숙력된 자원개발 인력도 확보할 수 있는 자원개발기업 인수·합병(M&A)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탐사·개발광구는 유전 및 광물의 매장량을 확인하고 이를 채굴하기 위해 시설을 설치한 곳, 생산광구는 실제로 유전·광물을 캐내고 있는 곳을 가리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원개발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 추진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로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생산광구의 가격도 낮아졌거나 해외 자원개발기업의 자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기존의 탐사·개발 광구 확보 전략에서 자원을 즉시 확보할 수 있는 생산광구나 기업 M&A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최근 생산광구나 해외자원개발기업들이 저렴하게 나온 곳이 많다"며 "탐사·개발광구 중심에서 생산광구 매입이나 기업 M&A에 최근 집중하는 등 해외자원개발과 관련한 포트폴리오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이지만 자원개발에 있어서는 올해가 최적기"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민간기업보다는 한국전력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에서 우선 나타나고 있다. 정부 정책 변화에 민감한데다 생산광구 매입 등을 통해 목표한 자주개발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미국 옐로케이크사와 콜로라도 주 벡 우라늄광산 개발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맺었지만 최근 이를 해지했다.
한전 관계자는 "우라늄광 개발을 위해 탐사단계부터 접근하다 보니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돼 우라늄광 확보 전략을 바꿨다"면서 "최근 우라늄 가격이 70% 가까이 떨어져 곧바로 광물을 생산할수 있는 생산광구 매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또 호주와 남아프리카, 카자흐스탄 등지에도 생산광구나 개발단계의 광구를 인수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012년까지 하루 생산량 30만 배럴, 매장량 20억 배럴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M&A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석유공사는 지난달 페루의 민간 석유회사인 페트로-텍사(社)를 인수해 하루 1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 석유공사 역사상 광구가 아니라 기업을 인수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M&A를 통해 숙련된 생산 운영, 플랫폼 건설 및 자재관리, 시추 분야 등 자원개발관련 인력을 확보해 메이저 수준의 유전개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다음 달 M&A 자문사를 선정한 뒤 하반기(7∼12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의 생산유전 보유 기업을 인수하는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해외 중견 자원개발기업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광물공사의 총투자 예정자금은 10억 달러 내외로 적으면 1~2곳, 많게는 5~6개 회사까지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미, 아프리카 소재 기업이 주로 검토되고 있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 광물자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불확실한 탐사·개발광구보다는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생산광구 확보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기업들도 최근 생산광구 매입 및 기업 M&A에 많은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탐사·개발광구에 대한 투자도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탐사·개발광구와 생산광구의 투자 비율이 6대4 정도였다면 최근엔 4대6정도로 변화가 있었다"면서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개발계획도 중요한 만큼 탐사·개발광구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