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분산투자' 안 먹힌다… 한국 기업, 수급 개선 필요

입력 2022-04-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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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투자 방식이던 '분산투자'보다 미국 혹은 초우량 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더 효용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국내 시장의 흐름은 '빅3(BIG 3)' 기업들(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현대차)을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기업들의 성과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초우량 기업들의 차별적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외인들의 매도세가 완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다양한 자산으로 나눌수록 위험(혹은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상식이 최근 2~3년 간 작동하지 않았다"며 "주식과 채권의 연동성은 높아지고 국가별 상관계수는 오히려 강화됐다"고 밝혔다.

앞서 2010년 전후 국가별 자산 배분은 '선진국 vs 신흥국', '미국 vs. 미국 이외의 국가' 등의 이분법적인 배분이 일반적이었다. 국가별 경제 성장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달러화의 강ㆍ약세가 이같은 유동성을 자극한다는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과거와 다르다며 국가별 상관계수 강화를 지적했다. 그는 "2011~2019년까지만 해도 미국과 미국 이외의 지역 간 분산효과는 부분적으로 존재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과 기타 지역간의 수익률 상관계수(3년 평균)는 대부분 0.8 이상을 기록 중"이라며 "국가간 동조화가 강해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와 미국 등 선진국 경제 성장의 낙수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를 내놓았다. 그는 "제조업과 같은 전통적 산업이 아닌, 플랫폼ㆍ전기차 등 신산업이 성장 동력이 되면서 경기 모멘텀보다는 산업 모멘텀이 강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집중투자의 효용성이 종목별 분산투자보다 크게 나타났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3개 종목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중심의 집중투자가 진행되며 세 기업의 성과가 다른 기업들보다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이들 기업의 주가는 2020년 대비 현재 82.4% 상승해 있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기업들의 성과는 29% 상승에 그쳤다"며 "초우량 기업의 독주"라고 분석했다.

반면 그는 한국이 이와 다른 흐름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빅3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로 분류하면 같은 기간 한국의 빅3는 20% 상승에 그친 반면 이를 제외한 기업들은 약 50% 상승했다"며 "전통 Big3의 차별적 부진이자 새로운 기업이 시장을 이끌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이 연구원은 국내 빅3 기업들의 부진이 실적 문제가 아닌, 외국인 매도세 집중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경우 2년전 55% 수준이었던 외국인 지분율이 51% 수준까지 하락하며 2011년 이후 저점 수준인 50%에 근접하고 있다"며 "국내 전체 외국인 자금의 40.4%를 차지하는 미국계 자금의 매도세는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완화되고 있다. 수급 공백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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