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차별금지법 39일째 ‘단식’ 이종걸 대표, 병원 긴급 이송…“패스트트랙 지정해야”

입력 2022-05-19 14:36 수정 2022-05-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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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차별금지법 제정 단식 39일차
이종걸 활동가, 복통 호소 후 긴급 이송
차제연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제정 요구 답해야"

▲미류 책임집행위원이 19일 오후 국회 앞 이룸센터에서 열린 '차제연 대국회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차별금지법 패스트트랙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미류 책임집행위원이 19일 오후 국회 앞 이룸센터에서 열린 '차제연 대국회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차별금지법 패스트트랙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유혜림 기자 wiseforest@)

차별하지 말자는 법 만들기, 이렇게까지 굶다가 쓰려져야 할 일입니까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온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 공동대표가 39일째인 19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차제연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을 촉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따르면, 이 대표는 국회 앞 농성장에서 단식하던 중 건강 악화로 오전 11시~정오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날 저녁 8시부터 복통을 호소한 이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이 대표를 진료한 오춘상 한의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대국민 요구안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뒤 이투데이와 만나 "이날 오전까지도 호전되지 않아 주변 활동가들에 의해 이송된 상태"라며 "이 대표와 함께 단식 중인 미류도 현재 단식 들어가기 전보다 체중이 모두 15% 이상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의료계에선 급격한 수분 등 몸 상태 변화를 막기 위해 기존 체중 10% 선에 변화를 매듭짓게 한다"며 "체온, 혈압을 기본적으로 계속 관리해왔으나 음식을 오랫동안 굶으면서 내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이런 증상(복통)이 돌발적으로 생긴 것 같다"고 진단했다.

39일째 단식 중인 미류 책임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차별하지 말자는 법을 만드는 일이 이렇게 굶다가 쓰려져야 할 일입니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농성을 이어간 미류 위원도 현재 체력적으로 단식을 이어갈 수 없는 상태라고 오 한의사는 전했다.

그는 정치권이 선거 일정을 이유로 논의를 미뤘다고 비판했다.

미류 위원은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존엄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 하나 선언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그 꽃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는 국회가 다음 길을 내야 할 때"라며 "법안을 심사하고 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건 국회의 역할이다. 이제는 그 종착지까지 갈 수 있는 길을 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제연은 차별금지법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촉구했다.

김민문정 차제연 공동대표는 공청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여야를 향해 "법안 심사를 미뤄오기만 한 15년의 사태에 책임지고 법안 심사 기한을 확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고 밝혔다

거대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행동도 거듭 요구했다. 또 여야 간사 간 공청회 일정에 비협조적인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도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40여 일 국회 앞 단식 농성 간 민주당 지도부는 활동가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21대 국회 원 구성이 바뀌기 전 차별금지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여 법 제정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지정은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절차가 아니라 국회 안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심도 있는 심사를 시작하겠다는 정치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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