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중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려와 달리 금융시장의 불안은 제한적일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금융투자협회는 31일 ‘한ㆍ미 금리 역전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채권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과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에서 “급등한 물가의 안정을 위한 미국 연준(Fedㆍ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올해 3분기 중 한ㆍ미 금리 역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일부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우려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현재 경기와 물가 수준으로 볼 때 미국이 국내보다 기준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과거 한ㆍ미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한 3차례의 경험에서는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충격은 없었으며, 오히려 유입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ㆍ미 금리 역전 시 원화 약세 우려도 높지만 금리 차와 환율의 상관관계는 금리 역전 구간에서 약세가 심화되지 않았고, 스왑레이트 기준 환헤지 수익 발생이 기대되면 외국인은 오히려 채권을 매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금리 역전 구간에서도 한국이 이전같이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한다면 금리 역전 시에도 금융시장 불안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금리는 글로벌 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하는 선진시장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 시기의 자산시장 영향’ 발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세계 경제 질서는 자국우선주의 하에 수요를 중시하는 신케인지안 성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팬데믹 충격은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를 촉발한 가운데 지정학적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충격은 △교역량 위축에 따른 성장 둔화 △경기 주기와 진폭 확대 △고물가ㆍ고금리 △정책 불확실성 확대와 신흥국 위험 고조 △강달러 압력 심화 △주식ㆍ채권시장 변동성 확대 등 다양한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런 시기에는 전반적으로 투자자산의 기대수익률이 저하되고, 지역과 국가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성장을 담보하는 금융자산에 비해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확대가 요구되고, 달러 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에너지와 안보를 비롯한 전략 자원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