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그 동안 증시를 떠받쳐 오던 재료 하나가 사라지게 됐다.
증권업계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실물경기의 급격한 위축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목소리가 높았지만 전략적 차원에서 한은이 금리 정책의 효과를 남겨두기 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한 물가 하락 가능성과 최근 금리 인하를 단행한 ECB 및 BOE 등과의 국제적 정책공조를 위해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이 존재했지만 반등을 이끌어내는 재료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과거 사례를 돌아봤을 때 금리 재료가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은 시기별로 차이가 있었다는 점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주가 반등의 주된 모멘텀으로 해석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후 여섯 번에 걸친 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은 시기별로 차이가 있었다. 금리인하 시작 이후 처음 네 번은 금리인하 당일 주가가 상승했지만 나머지 두 번은 하락했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될 당시 금리인하와 증시 반등의 상관관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며 "금리인하가 시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만큼 이번 기준금리 동결도 증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 인하이건 동결이건 간에 현 상황은 경기 침체기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시중 자금의 유통 정상화와 실제 기업활동으로의 흐름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증시 반등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통해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금경색 완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며 "CD, CP금리와 같은 시중금리 하락과 국내 기업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 축소 안정이 미흡하나마 확인된 만큼 주식시장의 안정심리도 확산됐다는 점에 의의를 부여할 수 있는 정도"라고 파악했다.
황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완화가 시차를 두고 시장에 파급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당장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되며 정책 효과를 기대한다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 관련주와 저금리 수혜주에 주목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