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먹거리 물가+엔데믹, ‘천정부지 배달비’ 마저 꺾었다

입력 2022-06-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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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콜 수에 배달비 낮춘 배달대행업체
배달 3사 MAU, 지난해 12월比 472만 줄어

#인천에 사는 직장인 김도원(30) 씨는 얼마 전 치킨을 시키려 배달시키려다가 그냥 배달앱을 꺼버렸다. 배달비 4000원을 보자마자 치킨을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배달비 심리적 마지노선은 3000원 같다. 치킨 가격도 많이 올랐다. 예전엔 치킨에 치즈볼까지 먹을 수 있는 가격에 이제 겨우 치킨 한 마리 시킨다”

거리두기 해제와 치솟는 외식 물가가 천정부지 배달비 마저 꺾었다. 소비자들이 배달 앱에 지갑을 닫으며 수요가 줄자, 지역 배달대행 업체들이 점주들에게 받는 배달대행비를 낮추고 있다.

21일 소상공인·배달 업계에 따르면 전국 각지 지역 배달대행 업체들이 점주에게 받던 배달 대행비를 300~500원 가량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용인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서울 은평구를 비롯해 동탄, 대구, 대전, 부산 등 많은 지역에서 가격이 인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년 간 가파르게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인하 폭은 낮지만, 관련 업계는 이를 그동안 코로나19 특수를 누려왔던 배달 시장의 침체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태식 배달 대행 연합 이사는 “강남을 제외하고는 많은 지역 대행사들이 인하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라이더들이 금액을 많이 주는 대행사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무작정 내릴 수는 없어 500원 수준으로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대행사들이 요금을 낮춘 건 엔데믹 여파로 배달 주문이 줄면서, 점주 고객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또 배달 시장의 주요 시즌 중 하나인 장마철을 앞두고 콜 수를 미리 확보하기 위함도 있다.

일부 지역 대행사들은 건당 배달비 인하 대신 관리비나 월회비를 받지 않기도 한다. 서울 광진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B 씨는 “새로운 업체가 콜당 관리비를 100원 받겠다며 영업을 다니니 기존 업체가 관리비를 당분간 안 받겠다고 제안하더라”고 말했다.

지역대행사뿐 아니라 배달대행 플랫폼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역 대행사가 경쟁사 제품을 쓰다가 자사 플랫폼으로 넘어오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식이다. 정태식 이사는 “모 플랫폼은 지역 대행사가 음식점 한 곳을 영업해서 데려오면 (대행사에) 60만 원을 준다거나, 관리비를 건당 지급한다면서 영업을 하더라”면서 치열한 시장 상황을 전했다.

배달대행비 인하는 엔데믹의 영향과 높아진 외식 물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3월을 기점으로,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 3사의 사용자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681만 명에 달했던 배달 3사 통합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5월 3209만 명으로 약 472만 명 줄었다.

같은 기간, 외식 물가는 치솟았다. 지난 5월 39개 외식 품목 가격이 모두 오른 가운데, 치킨·자장면·떡볶이 등 배달 인기 메뉴의 가격이 특히 상승했다. 치킨은 6.6%, 자장면은 6.3%, 떡볶이는 6.0% 가격이 올랐다. 한국 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692원에 머무르던 서울 시내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6223원으로 훌쩍 뛰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비는 소비자들이 내가 편하기 위해서 추가로 내는 금액이므로 불경기에 가장 먼저 줄일 수밖에 없는 소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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