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ㆍ기아가 나란히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계열 부품사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26일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9718억 원, 영업이익 531억 원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17.6% 늘어나며 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현대위아는 이번 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다소 줄어든 것은 원자재 공급난 등의 영향으로 완성차 판매량이 다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러시아법인의 가동 중단이 이어진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고부가가치 상품인 사륜구동(4WD) 시스템의 판매가 지속해서 호조를 보였고, 고환율로 외환 손익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의 급등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위아가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현대차그룹의 ‘큰 형님’인 현대차·기아와 실적 괴리는 여전하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주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 실적을 기록한 반면 부품사들의 실적은 제각각이다. 지난 22일 올해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현대모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올 2분기 경영실적으로 매출액 12조3081억 원, 영업이익 4033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9.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거꾸로 28.4% 급락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 매출 증가와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공급을 늘린 것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면서도 “반도체 가격 상승과 지속적인 운송비 부담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시장 전망과 대응에서는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현대차·기아는 물론 현대위아와 모비스 등은 △지정학적 리스크 △코로나19 재확산세 △원자재 및 운송비 부담 등을 불확실한 경영 요인으로 꼽으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적극적 수주 활동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달리 현대차는 이번 2분기 매출 35조9999억 원, 영업이익 2조979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8.7%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58.0% 증가했다. 기아의 경우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21조8760억 원, 영업이익 2조2341억 원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0.2%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양사 모두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우호적 환율 효과 등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이 인상적이다. 올 2분기 현대차, 기아는 각각 영업이익률 8.3%, 10.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CEO 인베스터데이’ 당시 현대차그룹이 2025년 목표로 삼은 영업이익률 8%를 웃도는 수치로, 애초 계획보다 3년 빠르게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양적 성장을 추진할 때 이는 곧 자연스럽게 부품 계열사 실적으로 이어진다”라고 말하고 “다만 현대차와 기아처럼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을 추진할 때 부품사 역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완성차 제조사가 호실적으로 거뒀다고 자연스레 이 실적이 부품 계열사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