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 등을 재료로 증권업종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몇몇 증권주가 전 고점에 접근했다. 이렇듯 증권업종이 랠리를 어이가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현 증권업종은 이익모멘텀이 강한 상태로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는 의견과 끝나지 않은 국내외 신용경색 우려 등을 고려할 때 비중 확대는 이르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추후 이익모멘텀 고려할 때 비중확대 유효
최근 증권업종은 환율 안정에 따른 국내 경기둔화 우려 감소 기대, 주식시장으로의 유동성 자금 이동 기대, 일평균 거래량 상승 등에 기인해 한 주간 11.53%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한 주간 우리투자증권이 15.2% 상승했다. 같은기간 대우증권은 13.8%, 미래에셋증권은 8.9%, 삼성증권의 경우 2% 올랐다. 중소형주 또한 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렇듯 증권업종의 상승모드가 관찰되는 가운데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주는 전고점에 접근, 향후 증권업종의 방향성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권업종 반등에 따른 부담은 상존하지만 하방경직성이 강하다고 평가, 추후 이익모멘텀을 고려해 조정시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평균 거래대금 6조원을 가정해도 대형증권사의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10% 수준으로, 낮아진 자본비용을 감안해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5000억원으로 이 수준의 ROE는 10~11%"라며 "좋지않은 증시환경에서도 개인비중과 변동성증대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견조하고 안정적 이자수익 기여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공격적 금리인하에 따른 증시주변 유동성 확대는 경기회복에 앞서 유동성 랠리에 긍정적인 요소로 분석됐다.
현재 MMF, CMA 등의 단기자금은 코스피 시가총액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연구원은 "저금리에 기초한 차입여건 개선으로 레버리지 거래의 확대가 수반된다면 거래수수료 증가, 이자수익증가와 같은 선순환으로 증권사의 이익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주는 단기이익을 민감하게 추종하는데 3월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자산관리형 증권사의 수익회복이 지연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브로커리지형 증권사의 상대적 투자매력도가 높다는 견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증권업 펀더멘털은 글쎄.
한편 국내외 신용경색 우려와 증권업 경쟁 심화, 간접투자자금으로의 자금유입 둔화 등으로 증권업의 펀더멘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안정에 따른 단기 유동성랠리는 기대되지만, 증권업종의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증시 반등의 근간이 됐던 미국 대형은행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실제로는 낙관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씨티그룹 등 미국 대형은행주의 실적전망에는 자산상각에 대한 부분이 제외됐다는 것.
이 외에도 정부에서 3월 사상최대치에 달하는 무역수지 흑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환율급등에 따른 수익감소에 기인한 전형적 불황형 흑자로 환율 변화시 언제든 흑자폭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업틱룰 부활이나 시가평가 회계기준의 수정 등 제도적인 개선이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소비와 생산이 개선되고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등 펀더먼텔 호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장기적 호재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