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이 공적자금에 준하는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경영진에 거액의 스톡옵션(주식매수 청구권)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지난 17일 주주 총회에서 라응찬 회장 등 총 107명의 지주회사 및 자회사 임직원에게 총 61만4735만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라 회장이 3만5000주, 신상훈 사장 3만1500주, 이백순 행장은 2만8000주,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1만7600주, 한도희 신한캐피탈 사장은 1만3200주 등이다.
지난해 신한지주는 회장,사장,행장의 보수를 30% 삭감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받은 스톡옵션의 30%를 반납한 바 있다. 외환은행도 지난 12일 서충석 부행장에게 스톡옵션 15만주를 주는 등 총 49만주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도 오는 27일 주총을 열어 임원보수 한도를 50억원으로 확정했으며, 이와 함께 경영성과 달성시 지급하는 성과연동주식을 3년 동안(2008년 9월∼2011년 9월) 총 25만주의 한도로 부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번에 지급된 스톡옵션은 지난해 부여해 온 것"이라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0% 삭감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해외 차입에 대해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거액의 '스톡옵션 잔치'는 지나치다는 비판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에 거액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특히 대졸 초임을 20%나 삭감하고 직원들의 임금도 동결시키는 상황에서 경영진에 대한 신뢰감이 유지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은행권이 위기극복과 잡셰어링을 내세워 신임 초임의 연봉을 20% 삭감하고 직원들의 임금동결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스톡옵션 잔치'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