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병원 산부인과 서용수 교수팀은 지난 2004년부터 분만한 산모 2337명를 대상으로 의무기록조사를 통한 후향적 연구를 실시한 결과 3.17%에 해당하는 74명의 산모가 임신기간 당뇨병을 가지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는 임신기간 중 당뇨질환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임신 중 발생하는 내과적 합병증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뇨병이 합병된 임신은 유산, 선천성 기형, 제왕절개분만율의 증가 등을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기간 중 당뇨질환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신 전 당뇨와 임신 후 당뇨의 차이
임신당뇨병 진단 기준은 100g 경구당부하검사의 기준에 따라 공복시, 1시간, 2시간, 3시간 후의 혈장 혈당치가 각각 105, 190, 165, 145mg/dL중 2개 이상의 기준치를 넘는 경우 임신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뇨질환은 계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는 질환으로, 한국에서도 2003년 전 인구의 8%에 해당하는 400만명 이상에서, 2006년에는 10%이상에 해당하는 500만명이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임신당뇨병은 그 정도에 상관없이 임신 기간 중에 발생하였거나 발견된 경우를 말한다. 즉 임신이 진행됨에 따라 태반에서부터 임신과 연관된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되고 이 호르몬들의 항인슐린작용 또는 임신의 특이한 호르몬 환경과 대사성 요구 때문에 임신이 당뇨병을 유발한 것이다. 이는 임신 중에 자궁의 표면에 태아를 감싸서 성장하는 태반이, 대량의 태반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을 방출하여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의 작용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임신당뇨병은 산모에게 양수과다증, 조기 진통 및 분만, 거대아로 인한 제왕절개수술의 빈도증가, 비뇨기계 감염증 및 패혈증의 위험도를 높이고, 신생아에게는 거대아, 호흡곤란증, 저혈당, 고빌리루빈혈증, 저칼슘혈증 등의 발생과 깊은 연관성이 있어, 산모 및 태아와 신생아의 이환율 및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성당뇨병의 경우 임신중과 출산 후에 일어나는 리스크는 보통의 임신당뇨병 보다도 크다.
혈당의 컨트롤이 불량하면, 임신당뇨병과 똑같이 모자에 영향을 줄 뿐만아니라, 임신에 의해서 모체가 가진 합병증이 더 악화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성 망막증의증상이 악화하기 쉽다.
◆혈당조절 누구 처방받아야 하나?
“혈당조절 산부인과 의사처방을 받아야 하나요, 내분비내과 의사처방을 받아야 되나요?”
당뇨질환을 앓고 있는 임신부의 경우 인슐린투여등 혈당조절 치료를 산부인과에서 받아야 할지, 내분비내과에서 받아야 할지 고민된다. 의료계에서 조차 이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을지병원 서용수 교수팀이 임신당뇨병 임신부중 산부인과와 내분비내과에서 치료받은 산모를 각각 구분 비교 조사한 결과, 신생아의 체중 등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산전관리 및 당뇨관리를 모두 산부인과 의사들이 담당한 산부인과군(18명)과 당뇨관리를 내분비내과 의사들이 담당한 내분비내과군(54명)으로 나누어 조사됐다.
3.8kg이상의 신생아 체중비율도 산부인과군에서 5.6%였지만 내분비내과에서는 31.5%로 내분비내과에서 당뇨치료를 받은 산모의 신생아 체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신생아 저혈당증의 발생비율은 산부인과군이 11.1%로 내분비내과군(40.7%)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두 군간의 모체의 이환율, 자간전증, 자궁근육무력증에 의한 출혈등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용수 교수는“내분비내과와 산부인과사이 당뇨치료에 대한 결과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아무래도 산부인과 의사들이 임신성 당뇨가 임신에 미치는 영향을 잘 인식하고 있어 혈당조절을 보다 엄격히 하며, 환자순응도를 높일 수 있어 신생아의 체중등에서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도움말: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서용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