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연구하던 코로나19 먹는 약(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중단됐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원제약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티지페논정'의 임상 2상을 최근 중단하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11월 고증성지방혈증 치료제인 티지페논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입원했거나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 80명을 모집할 예정이었다. 환자 모집은 올해 6월 완료하고, 3분기 중 결과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확진자 양상이 경증·무증상으로 변화하면서 회사는 임상을 위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중증화 비율이 감소함에 따라 중증 환자를 위한 경구용 치료제의 시장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지면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대원제약은 사우디 시갈라헬스케어그룹과 공동임상 진행을 위한 업무협약(MOU) 및 실무협상을 갖는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티지페논정의 주성분인 페노피브레이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고, 코로나19 감염을 최대 70%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기대감이 높았다.
티지페논정은 대원제약이 세계 최초로 정제화에 성공한 페노피브레이트콜린 제제다. 난용성 물질인 페노피브레이트에 콜린염을 추가해 친수성을 높이고, 위장관이 아닌 소장에서 약물이 용출되도록 해 체내 흡수율을 증가시켰다.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안정성이 검증됐고, 가격경쟁력이 월등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의 끝이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치료제 개발 중단 사례는 늘고 있다. 최근 3개월 사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기업은 종근당, 크리스탈지노믹스, 셀트리온에 이어 대원제약까지 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