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과 미국 정부의 GM 등 자동차업계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 거절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05포인트(-3.24%) 급락한 1197.46으로 거래를 마치며 1220선을 내주고 말았다.
이날 3월 회계 결산일을 하루 앞두고 기관의 윈도우드레싱 효과를 기대됐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자동차업계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 거절이라는 악재가 지수상승을 가로막았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외국인들이 선현물 시장에서의 순매도세를 보이면서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개인만이 2343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지수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87억원, 1219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시장 역시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9.23포인트(-2.19%) 떨어진 412.0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외국인이 17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하락시켰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37억원, 110억원 순매수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3% 이상 폭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보다 무려 42.5원 폭등한 1391.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KB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미 정부의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자금 지원 거부가 국내는 물론 아시아증시 전역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곽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상승한 가운데 추가적인 상승모멘텀을 만들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에 대한 악재가 큰 폭의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아 양정완화와 부실채권 매입 등 정책 랠리를 펼쳐 왔으나 오히려 자동차 업계 지원 거절로 다시 정책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며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정국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당분간 조정이 이뤄지겠지만 지난해 대비 경기지표나 유동성 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심각한 주가하락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도 역시 "환율급등과 미 정부의 자동차업계의 지원 거절이 단기과열 열기에 휩싸였던 주식시장을 식히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향후 추가적인 조정이 이뤄진다면 1150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후 재차 반등 시도가 충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