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요소수 대란’ 직면…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재고 고갈

입력 2022-10-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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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대 요소수 공급업체 생산 중단
에너지 가격 급등에 손실 감당하기 어려운 탓
트럭 90% 이상, 요소수 확보에 난항
식품업, 유통체인, 운송업에 타격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사진은 독일 최대 요소수 공급업체 SKW피에스테리츠 공장 전경. 출처 SKW피에스테리츠 웹사이트
▲사진은 독일 최대 요소수 공급업체 SKW피에스테리츠 공장 전경. 출처 SKW피에스테리츠 웹사이트
수개월째 에너지 대란과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는 독일 경제가 ‘요소수 부족’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물류 산업의 생명선으로 간주되는 요소수 재고가 고갈되면서 공급망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독일 최대 요소수 공급업체인 SKW피에스테리츠가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생산을 중단하면서 사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요소수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암모니아에 증류수를 섞어 만드는데,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채산성이 악화하자 기업이 생산을 멈춘 것이다. SKW피에스테리츠는 8월에 생산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2개 생산라인 중 한 곳은 다시 ‘최소 수준’으로 생산을 재개했지만, 다른 한 곳은 지금까지 중단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SKW피에스테리츠의 크리스토퍼 프로피틀리히 대변인은 “우리가 생산을 종전처럼 계속했다면 매달 1억 유로(약 1397억 원)의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밝혔다.

SKW피에스테리츠의 생산 중단은 이미 독일 농장 비료 재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암모니아 부산물인 이산화탄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축장과 식품 포장업계, 양조장 등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특히 요소수는 자동차 운행에 빼놓을 수 없는 만큼 트럭을 비롯한 운송업계에 큰 문젯거리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지난해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요소수 품귀 사태가 터져 운송에 차질을 빚은 사례가 있다.

독일 화물운송물류협회(BGL)의 더크 엥겔하르트 협회장은 “트럭은 요소수 없이 움직일 수 없다”며 “공급망이 무너지고 슈퍼마켓은 텅 비게 될 것이고 사람들은 분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독일에 있는 80만 대의 트럭은 하루 총 250만~500만 리터의 요소수를 소비한다. 이 중 90% 이상의 트럭이 요소수를 공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요소수를 확보한 사람들 역시 1년 전 대비 최대 7배 비싼 가격에 요소수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운송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슈퍼마켓 체인 등 유통업계도 발을 구르고 있다. 독일 최대 소매업체 알디 대변인은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공급업체들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고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을 줄이는 화학물질 제조업체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지금의 공급 문제가 향후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화학기업 BASF는 최근 루트비히스하펜 공장의 암모니아 생산을 줄이는 대신 화합물을 외부에서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T는 “독일 경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에너지 대란으로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정부가 비용을 낮추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기업들은 이미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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