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ㆍ진에어 등 LCC 10명 중 4명 휴직 중, 인력난 허덕
하늘 문이 열리고 항공업계가 국제선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항공업계 채용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항공사들은 코로나 시기 이탈 인력이 거의 없었음에도 대규모 채용에 나섰지만, 저비용항공사(LCC)는 잉여인력에 허덕이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항공 수요가 살아남에 따라 객실 승무원 공개 채용을 시작했다. 대한항공의 객실 승무원 채용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대한항공의 이번 채용 규모는 100명 이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여객 공급이 50%를 약간 상회하지만 근무 인원을 80% 이상 늘렸다”며 “일본 무비자 관광 재개를 기점으로 올해 말 이후 국제선 여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선제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시기에도 퇴사율이 1% 미만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코로나 직전 2018년, 직원 수는 1만7000명을 웃돌았지만,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1만7000명대다.
이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영향을 준 것도 있지만, 자발적 퇴사자도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항공사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았는데, 이 지원을 받는 기간에는 사업자가 인위적 인력 조정 등을 할 수 없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노선 확대에 따라 필요한 승무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반기 교육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개 채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제선 정상화에 따른 보복수요를 고려해서 공급 확대와 함께 내년 초에 신규 채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형항공사들의 채용 소식이 향후 항공업계 채용시장의 문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LCC들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화물 사업으로 코로나 시기 재무적 악재를 극복했던 대형사와 달리 LCC들은 인력 휴업을 통해 손실을 상쇄해 왔기 때문이다. LCC들 대부분이 10명 중 4명이 무급 휴직 중이어서 신규 채용도 요원하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은 현재 승무원 인력 가동률이 60% 정도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7월부터 8월까지 신입 객실 인턴승무원과 정비, 신입 및 경력 일반직 등 다양한 직군을 채용한 바 있다. 국내외선 재개에 따라 승무원 채용을 하고, 기존 승무원도 8월부터 전원 복직했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휴직으로 돌린 상태다.
LCC 관계자는 “객실 승무원들은 다 복귀하지 못한 상태이고, 달마다 운항 계획에 따라 변동이 있다”며 “아직 국제선 편수가 코로나 이전만큼 돌아온 게 아니므로 이번 일본 노선을 기점으로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LCC 관계자도 “코로나 이전 대비 운항률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휴직 중인 인력이 있다”며 “객실승무원 채용은 아직 계획이 없고, 연말 결산 시점으로 고려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