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고 난 후, 세계의 이목은 과연 언제쯤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에 나설지에 집중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4연임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임기 후반기인 2027년 즈음에 대만 통일을 시도할 것이라 예측하고, 다른 전문가들은 그보다는 빠른 시일 내 대만에 대한 흡수통일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러한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시도에 대하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이 군사적 개입으로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그 주된 임무는 미국 제7함대 사령부가 맡게 될 것인데,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한다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다.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 제7함대 사령부가 대만에서의 군사적 대치에 집중한다면, 한반도 내에서 전쟁 억제력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실제 미국의 여러 관리들은 공식 석상에서 중국이 미국의 전투력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북한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최근 부쩍 잦아진 북한의 무력 시위와 도발이 미국과의 대치 전선을 넓게 가져갈수록 유리한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북한이 일본 국경을 넘어서까지 미사일을 쏘고, 동해와 서해에서 지속적인 군사적 도발을 하는 것을 볼 때 상당한 설득력 있는 논리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대만 문제에 집중하기 위하여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을 시도하기 전에 대북 문제를 정리하고자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의 핑곗거리를 찾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 또한 우리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무시하며 넘어갈 수 없는 내용이다. 실제 미국의 입장에서 평상시라면 북한의 도발에 대하여 즉각적인 반대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북한의 도발이 이어진다면, 강력한 응징으로 단시간에 북한의 군사력을 무력화시키고 대만 문제에 집중하는 전략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과 중국, 두 국가의 대만과 한반도를 둘러싼 입장을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우리 경제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끼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과거에 북한의 고위 관리들이 ‘서울 불바다’ 등의 도발적인 발언을 하고도 별 탈 없이 지나간 경우도 꽤 있었지만, 당시에는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전쟁을 원치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주변 강대국들이 한반도에서 전쟁 억제라는 기본 입장에서 약간 벗어나, 이제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잠재적인 전쟁의 책임을 미리 상대에게 뒤집어씌우려 한다.
이러한 잠재적인 리스크가 실제 전쟁으로,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겠지만, 전쟁으로 비화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은 실로 막대할 것이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시도가 가시화되고, 그러한 시도와 연계된 북한의 도발이 빈번해지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경제를 급랭시키기에 충분하다. 한미일-북중러 갈등은 상당히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 적어도 대만 통일이나 시진핑 주석의 임기가 끝나기까지 미중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현시점에서 우리 경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이 이런저런 비상대책을 주문하고 있고, 정부도 얼마 전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회의 전체를 생중계했다. 공급망 재편에 대한 대책과 주택시장, 채권시장, 증권시장 등 각 부문의 안정화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중국과 북한으로 인한 리스크에 대한 고려가 결여된 대책들은 근시안적이다. 예를 들어, 현재 공매도가 금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증시안정기금을 조성하여 투입하였다가 자칫 중국과 북한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는 시점에서 고가에 공매도 물량받이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현시점에서는 반등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각 경제 주체들의 경제활동을 용이하게 해주는 대책보다는, 상황이 더 악화할 것에 대비하여 정책적 여력을 비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