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제조업 취업자는 1만3000명(2.2%) 감소
65세 이상 고령층 임시근로자, 70.8%(1만7000명) 급증
타 연령서 기피하는 중소기업 생산·현장직에 고령층 몰려
10월 늘어난 제조업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난 가운데, 고령층 취업자 중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로 보기 힘든 임시근로자와 영세사업장 근로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청년층이 기피하는 중소기업 생산·현장직에 고령층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이투데이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월 제조업 취업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57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7000명(22.8%)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늘어난 전체 제조업 취업자(20만1000명)의 53.2%에 달한다.
고령층 취업자는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용근로자도 늘었지만,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임시근로자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는 상용근로자, 1개월 이상~1년 미만인 근로자는 임시근로자로 분류된다. 60세 이상 상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7만7000명(31.6%) 늘어난 가운데, 임시근로자도 2만1000명(30.4%) 증가한 9만 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임시근로자가 2만4000명에서 4만1000명으로 1만7000명(70.8%) 급증했다.
고령층 취업자 중에서는 근로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크게 늘어났다. 60세 이상 취업자 중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한 취업자는 29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4000명(96.6%) 급증했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1.5%(3만7000명) 감소한 28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규모별로 보면, 60대 이상 제조업 취업자는 규모가 5∼9명인 영세 사업장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5~9명 사업장에 종사한 취업자가 2만4000명(32.4%) 급증했고, 10~29명(12만3000명·21.2%), 100~299명(1만5000명·55.5%), 300명 이상(1만4000명·70.0%), 30~99명(1만4000명·16.4%), 1~4명(1만4000명·8.9%) 등의 순으로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는 20대 청년층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20대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만3000명(2.2%) 감소한 56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30대 취업자도 4만7000명(4.5%) 증가해 고령층 다음으로 큰 증가 폭을 보였고, 50대(4만6000명·4.3%), 40대(2만 명·1.7%)의 증가세도 컸다.
청년층 제조업 취업자가 줄었지만, 고령층 취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청년층이 기피하는 중소기업 생산·현장직에 고령층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최근 취업자 수 증가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고령층의 경우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에 종사하는 생산·현장직(제조업 생산직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소규모 사업체 생산·현장직의 경우, 노동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에서만 취업자 수가 증가해 여타 연령대의 중소기업 생산·현장직 기피 현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60세 이상 제조업 취업자는 기타 기계·장비 제조업,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통신장비 제조업 등에서 많이 늘어났다"며 "60세 이상 취업자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제조업은 식료품 제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1000명(4.7%) 늘어난 452만5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의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67만7000명 늘어 같은 달 기준으로는 1999년 10월(96만6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1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