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 중 46%가 세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일본보다는 세금 비중이 높은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휘발유값이 물가가 반영된 구매력평가(PPP) 환율로 환산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회원국중 4위로, 가장 비싼 나라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 휘발유 소비자가격 중 유류세, 부가가치세 등 모든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46.2%로 나타났다. OECD 평균 48.5%보다는 소폭 낮았다.
OECD 주요 회원국 중 휘발유 소비자가의 세금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터키(59.8%)로 나타났으며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이 58% 이상의 세금비중을 기록했다.
반면 세금 비율이 가장 적은 국가는 멕시코(13.0%)로 나타났으며 미국(13.1%)과 일본(35.7%)도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이 석유소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낮은 유류세로 인해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석유수출국이 원유의 수출가격 인상폭을 증대시킬 여지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유류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ℓ당 1.694달러로 일본의 1.676달러보다 조금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전체 평균인 ℓ당 1.931달러보다도 싼 수준으로, 28개국 가운데 7번째로 휘발유값이 싼 나라였다.
반면 OECD 회원국들의 휘발유 소비자 가격을 보면 터키가 ℓ당 2.784달러로 가장 높고 네덜란드(2.474달러), 독일(2.268달러), 이탈리아(2.207달러), 영국(2.164달러) 등이 가장 휘발유값이 비싼 나라군에 포함됐다.
여기에는 지난해 3분기부터 원화 가치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고 유류세가 일시적으로 인하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물가,구매력 등을 반영한 환율인 구매력평가(PPP) 환율로 휘발유값을 달러로 환산해보면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OECD가 내놓은 2008년 PPP 환율로 평가한 우리나라의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ℓ당 2.459달러로, 이 분야에서도 1위에 오른 터키(3.624달러)와 폴란드(2.552달러), 슬로바키아(2.462달러)에 이어 28개국 가운데 휘발유값이 네 번째로 비싼 나라로 꼽혔다.
미국의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ℓ당 1.017달러이므로 물가, 구매력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의 휘발유가 미국보다 2.4배 가량 비싼 셈이다.
명목환율로는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일본도 PPP환율로 환산한 값은 ℓ당 1.489달러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휘발유 가격은 명목기준으로는 OECD 국가들 중 싼 편에 속하지만 물가수준을 고려했을 때는 비싼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휘발유 가격은 유럽 국민들이 느끼는 것보다 비싸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