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나서려면 진작에 했어야…뒤늦은 반응”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와 관련해 반대 서명을 낸 경제5단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납품단가 연동제는 중소기업의 14년 숙원사업”이라며 “그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이제야 반대하고 나서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어 "나서려면 진작에 나섰어야 하는데 이미 법안이 다 만들어진 상황"이라며 "성명을 낸 대한상공회의소나 한국무역협회는 회원의 90%가 중소기업인데, 공식적인 입장이 맞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상승 폭을 약정서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2008년 처음 논의 테이블에 오른 뒤 14년만인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에 따르면 납품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주요 원재료에 연동제가 도입된다.
다만, 위탁 기업이 소기업이거나 납품대금 1억 원 이하 소액계약, 계약 기간 90일 이내 단기계약일 경우 제도를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 담겨 재하청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이익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재하청업체를 두고 어떻게 작동하느냐의 부분은 시행령에서 살펴볼 부분”이라며 “큰 틀에서 취지를 만들고 시행하다가 미흡한 게 있으면 보완작업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로 중소기업 전체의 상황이 개선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두고 논쟁하기보다는 법안 통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합의했을 경우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에 대해서는 “갑이 합의하라고 강요하면 독소조항이 되지만 그렇게 따지면 대‧중소기업은 영원히 상생할 수 없는 것”이라며 “독소조항으로 악용하겠다는 대기업이 나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정부와 납품단가 연동제를 둔 토론 등은 거의 다 끝났다”며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대표발의하며 전원 동의로 낸 법안이 흐지부지되면 이들을 믿을 수 있겠나, 법 통과는 원활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싸우는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룰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