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희망자 대상 명예퇴직으로 일단락됐다.
9일 대한생명은 10년 이상 근무하고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21일까지 신청자를 받은 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한생명은 지난 8일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비자발적 퇴직을 강요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일반직과 사무직 전 직원 중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 한하며 명퇴시 위로금은 차부장급 20개월치, 과장급 23개월로 평균 임금 20~23개월치를 지급하기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 2005년 구조조정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당시 대한생명은 부서장급 이상 1급은 평균임금의 20개월치, 나머지에 대해서는 23개월치 퇴직 위로금을 지급했다.
또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원들의 연봉을 10~30% 반납하고 직원들이 상여금 50%를 갹출해 특별위로금을 줄 계획이며 희망퇴직 기준이 되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도 위로금 지급 방안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IT부문 분사에 대한 논의는 더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노조와 합의를 통해 순수 희망자에 한해서만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이번 합의는 명예퇴직에 초점이 맞춰 있어 IT부문 분사 논의는 철회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면서 대한생명은 노조에게 구조조정의 뜻을 비치며 인력 구조 개선안을 전달하는 등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특히 최근까지 대한생명은 조직의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의 이유로 직원 600여명을 감원하고 IT부문 분사로 120명의 직원을 재배치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2월부터 항의전단을 본사에 배포하고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는 동시에 회사와 10여차례 고용안정대책회의를 진행해왔다.
한편 이번 명예퇴직에 생각보다 많은 직원들이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 이후 4년간 인력 구조조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생명 노조 관계자는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간 희망자를 접수받는다"며 "현장에서 이번 명퇴에 관심 갖는 직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회사측도 "특별위로금도 지급돼 이번 명퇴가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니다"며 "직원들의 문의가 있는 편이지만 추후 신청자에 따라 정확한 인원수가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본사 외에 지방 현장의 명예퇴직이 어떻게 진행되는냐에 따라 향후 노사간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여 이번 명예퇴직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