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지인 A는 파리바게뜨 팥빵을 정말 좋아한다. 집 근처에 다른 빵집이 있음에도 파리바게뜨 팥빵을 먹기 위해 10분 이상 걸을 정도다.
그런 A가 한동안 파리바게뜨 팥빵을 먹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SPC 계열사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로 불매운동이 일어나서다. A는 불매운동에 동참했기보다는 파리바게뜨 매장에 들어갈 때 왠지 모르게 눈치가 보였다고 했다.
SPC는 그동안 여러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계열사 노동자 사망사고 당시에도 SPC는 이해할 수 없는 조치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다른 기업이었으면 불매운동 여파로 휘청거릴 수 있다. 그럼에도 SPC가 지금까지 시장에 살아남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고객’이다.
특별한 날에 파리바게뜨 케이크를 구매하고, 무더위를 날리고자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찾는 고객이 있기에 SPC가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고민하는 임직원,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도 SPC 생존에 큰 역할을 했다.
SPC가 논란을 일으킬 때마다 많은 피해를 받는 이들은 소비자와 임직원, 가맹점주다. 소비자들은 주변 시선 때문에 SPC 제품을 마음대로 사 먹지 못하게 된다. 임직원들은 SPC에 다닌다는 이유로 지인들에게 질타를 받을 수 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불매운동 여파로 이미 매출 감소라는 타격을 받았다.
SPC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안전경영을 위해 지난달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최근 SPC 주요 계열사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노동조합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어 SPC는 1일 안전경영위원회, 노동조합과 함께 ‘근로환경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근로환경 TF는 주·야간 근무체제에 대한 개선을 핵심과제로 추진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SPC 제품을 사랑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SPC는 약속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