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주요 아시아국 가운데서도 지난해 10월 저점을 이후로 4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OECD가 그 동안 발표해 왔던 주요 35개국 가운데서도 한국이 가장 빠른 모습이고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수축의 폭이 컸지만 바닥에서의 회복 속도 역시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우리나라 OECD 경기선행지수의 4개월 연속 상승과 전년 동월비 2개월 연속 상승이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처럼 경기회복 가능성이 커진 유리한 국면에서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는 계속 하락세를 못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선행지수도 여전히 상승세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세 전환은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전날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가 기고한 '뉴욕에서 70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좋은 소식이 들린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세계경제의 바닥 신호가 한국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며 이같은 시각에 힘을 보탰다.
특히, 페섹은 "한국이 선진 경제권 가운데 가장 먼저 글로벌 경기침체로부터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지만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최근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경기회복의 긍정적인 빛을 보여주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지난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에도 가장 먼저 이를 극복한 나라"라며 "지난해 하반기와 올초 외환시장 불안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재현할 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돌았지만 최근의 동유럽이 보여주는 모습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표가 전체 경제활동이 아닌 제조업 활동에 국한된 정보를 제공하지만 경기 순환의 전환점을 예측할 뿐만 아니라 빠른 경기 판단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전년 동월비 OECD 경기선행지수는 OECD 전체 경기선행지수 보다 저점이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기회복이 점차 가시화되고 기준선이 되는 100을 상회하는 수치가 확인될 경우 시장에 경기 회복 기대감을 더욱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재혁 SK증권 연구원도 "한국은 반등 속도나 폭에서도 다른 국가들보다 크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재고조정 및 주력 수출 품목의 품질 경쟁력과 환율효과 등으로 인해 가장 앞서나가는 모습"이라며 "경기회복 시기나 강도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