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의 급등세와 함께 한국을 비롯해 중국, 브라질, 러시아와 같은 이머징 마켓의 증시 역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혹독한 하락을 경험했던 신흥시장 투자자들이 또 한번의 급락세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내심 갖고 있지만, 최근 경기 반등의 시그널과 함께 1~2년 후엔 증시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에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이러한 신흥시장의 투자 열기가 중국 경제가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에 근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중국은 대출 실적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월간 자동차 판매량도 크게 늘어났다. 또한 다른 개발도상국들에서도 산업 생산의 하락세가 안정되고 있다는 경기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여기에 G20 회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에 2500억달러에서 1조달러까지의 자금을 투입키로 결정한 것도 이머징 마켓 투자자들을 안도하게 만들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이머징 마켓의 주식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달러화를 기준으로 12% 올랐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의 증시 지수는 현지 화폐 기준으로 20%나 급등했다.
반대로 선진국들은 최근 미국의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직 9%의 하락율을 기록하고 있다. 급등한 다우존스산업평균 역시 1월초 가격 대비 아직 7.9% 떨어진 상태다.
환율 역시 크게 올랐다. 멕시코 페소와 브라질 레알, 러시아 루블화는 3월초 이후 모두 달러화 대비 7% 이상 가치가 상승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상 열기, 증시 상승에 대한 낙관주의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최근 태국의 정정 불안과 터키의 IMF 대출 임박 소식 등은 우려를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신흥시장국들은 불안한 금융시스템과 과도한 채무 등으로 인해 현재의 경제 위기가 다시 심화될 조짐을 보이게 되면 선진국들보다 훨씬 빠르게 시장이 급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제에 대한 희망이 어느정도 작용을 했겠지만 그 이유가 전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국내 증시를 보더라도 최근 급등한 업종들을 보면 자동차와 은행 등의 금융주, IT 등으로 중국관련주인 조선주가 이에 반해 많이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 등으로 인해 가전 제품 등의 수요 증가 측면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할 수 있겠지만, 최근 국내 증시의 반등은 외국인 순매수세 회복에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 회복은 미국증시 안정에 있고, 증시의 안정은 금융주의 실적호전에 따른 반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