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헌신 강요하는 시대 끝나…'직원 최우선주의' 경영 펼쳐야”

입력 2023-0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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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1-17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2023 산업 테라포밍 ③ 기업문화 대전환

공정한 보상 중시하는 MZ세대
기업, 성과측정 고도화 노력 필요

경영진, 소통ㆍ경청 문화 확립
인력 이탈 원인 세밀히 분석해야

▲(좌측부터)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 (출처=본인제공)
▲(좌측부터)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 (출처=본인제공)

전문가들은 MZ세대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고집하던 기존의 기업 철학을 갈아 끼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과거처럼 헌신을 요구하던 시대는 끝났다. 마치 직원 개인의 재능을 사는 것처럼, 인력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종업원 최우선주의’라는 경영철학을 장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기업들의 조직문화는 MZ세대 직원들이 일하기에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인 경영철학자 찰스 핸디의 저서 ‘코끼리와 벼룩’을 예로 들었다. 이 책에서 코끼리는 기업이고, 벼룩은 개인이다.

찰스 핸디는 기업(코끼리)의 일원으로 사는 게 인생의 전부였던 시대는 끝났으며, 개인(벼룩) 스스로가 조직인 사회가 온다고 예견했다. 평생 고용이 사라진 시대에서 직원들은 독립적인 벼룩으로 살아가는 것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MZ세대는 ‘벼룩’이길 원하지, ‘코끼리’ 같은 거대 조직에 들어가는 것만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며 “그러나 대기업은 여전히 직원에게 헌신을 요구하고, 직원들은 ‘나’에 대한 인정욕구가 크기 때문에 괴리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도 MZ세대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동료나 상사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근무지를 선호하기에 직장을 미련 없이 떠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젊은 직원들은 반대로 직장에서 자신이 성장하고 배울 것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근무할 의향이 높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으로 기업들이 MZ세대의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조직’이 아닌 ‘개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 첫걸음은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축구선수는 경기가 끝날 때마다 골 수, 어시스트(도움) 횟수, 볼 점유율 등의 성과가 명확하게 집계된다. 이처럼 공정에 민감한 MZ세대를 위해서는 성과 측정을 고도화해 늘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성과보상제도를 뜯어고치는 일이 필요하다.

2021년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은 이를 방증하는 사례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임직원들에게 연봉의 20%에 해당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그러자 임직원들은 회사 측의 일방적인 PS 지급에 반발하면서 집단행동에 나섰다.

특히 저연차 직원이 최고경영진(CEO)을 겨냥해 “성과급 지급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며 전체공개 메일을 보내 화제가 됐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과거 성과 보상을 따지는 사람은 까탈스럽다는 이미지가 있던 것과 달리 최근 젊은 직원들은 이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자신이 이룬 성과에 따라 즉각적인 보상을 받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 역시 “조직에 얼마나 공헌했느냐를 정확히 계산하기 위해 근무시간 등 단순한 수치가 아닌 실질적인 것을 인정하는 보상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며 “성과보상제도를 마련하는 데 MZ세대 직원들을 함께 참여시켜 기준을 만들어가면 이를 이유로 한 이탈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MZ세대 직원들과의 꾸준한 소통도 중요하다. 최근 기업들은 조직 충성도가 낮은 MZ세대와의 소통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소통왕’으로 불리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사내 시스템 ‘위톡’을 활용하고 있다. 위톡은 경영진과 임직원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자리로, 2020년 12월부터 매주 수요일에 열리고 있다.

김 교수는 “관리자와 잦은 의사소통, 경청문화를 확립해 이탈의 원인 파악을 디테일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MZ세대를 철부지가 아닌 진정한 직장동료로 인정하고 ‘윈-윈’(win-win)하려는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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